연봉 7000만원인데도 구인난 겪는 국내 회사... 상황이 꽤 심각하다 (+이유)

2023-01-3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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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지원자 수만 80% 감소

국내 제조업체에 이력서를 내는 구직자의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 평균 연봉이 7000만 원인 한 업체는 4년 대비 80%가량 감소했다.

한 직장인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참고 사진) /voronaman-shutterstock.com
한 직장인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참고 사진) /voronaman-shutterstock.com

한국경제는 높은 인센티브 등으로 IT·금융 기업의 인기가 올라가자 상대적으로 소외를 당하고 있는 제조업체의 현실을 3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직원 수가 4000명에 육박하는 A 제조업체는 직원 평균 연봉이 7000만 원(초봉 5000만 원)임에도 지난해 가을 공채 지원자 수가 4년 전 5000명대 대비 약 80%가 줄어든 1000명대를 기록했다.

A사같이 전통 제조업체나 영세업체는 날이 갈수록 구인난이 심각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지난 30일 발표한 '제4차 고용정책 기본계획'에 따르면 5인 이상 기업의 부족 인원(정상적 경영을 위해 더 필요한 인력)은 지난해 10월 기준 42만6000여 명으로 조사됐다.

1년 전 부족 인원 35만9000여 명 대비 18.7%나 늘어나면서 관련 통계를 시행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SCC)에서 지난해 11월 8일 열린 '2022년 세종 청년취업박람회'를 찾은 한 청년 구직자가 구인 광고를 내건 회사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SCC)에서 지난해 11월 8일 열린 '2022년 세종 청년취업박람회'를 찾은 한 청년 구직자가 구인 광고를 내건 회사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업종별로 보면 운수·창고업과 제조업에서 구인난이 가장 심각했다.

작년 3분기 기업의 평균 미충원율(구인 인원 대비 미충원 인원 비율)이 15.4%인데, 운수·창고업(51.4%)과 제조업(28.7%)이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고용부는 청년 세대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미스 매칭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체에 다니다가도 기회가 되면 네이버·카카오 같은 첨단 IT 기업이나 금융회사처럼 복지가 좋은 곳에 이직하는 경우도 많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마포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 정보 게시판에 구인·구직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서울 마포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 정보 게시판에 구인·구직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사회가 저성장 시대로 진입하면서 과거 고성장 시대의 선배들같이 장기근속을 통해 좋은 급여나 복지를 받을 것이란 기대를 하는 청년이 드물어진 점도 제조업 구인난에 한몫하고 있다.

단,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 장기화로 첨단산업의 구직난이 심해져 제조업의 구인 여건이 점차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큰 IT 기업이 핵심 개발 인력을 제외하고는 인건비 감축에 들어가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금융권이 희망퇴직을 늘리고 있는 현실이 이 같은 전망의 타당성을 뒷받침해준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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