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개근 거지'에 대해 아시나요? (+정체)
2023-02-05 00:10
add remove print link
최근 초등생들 사이에 등장한 혐오 표현 '개근 거지'
사회 전반 인식 개선 목소리도
최근 초등생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혐오 표현'이 등장해 눈살이 찌푸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개근 거지'의 의미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 A씨는 "(개근 거지는) 하루도 안 빠지고 학교를 간 친구를 비하하며 부르는 말"이라며 "이게 우리 때는 방학 때 학교에서 어디 다녀왔는지 해외여행 다녀온 거 자랑하는 거처럼 평소 평일에 결석계 제출 못 하고 해외여행 안가는 애들을 개근 거지라고 하더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부모의 가난 = 자식의 왕따"라며 "우리 때도 롯데월드 자연농원 처음 생기고 다녀오면 나가서 자랑하고 해외여행 자랑하고 그런 건 있었는데... 이때는 자랑하는 애들 반에 한두 명 vs 다수의 부러움, 이제는 기본으로 해외여행 다수 vs 안 가는 몇 명의 거지 왕따"라고도 설명했다.
A씨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긴 하네요. 한 아파트에 일반분양 vs 임대주택 놀이터에 철조망 쳐주는 건 당연하게 초등생들에게 선행학습"이라며 혐오를 조장, 계급을 정해주는 풍토에 대해 씁쓸함을 토로했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도 "개근도 상을 주던 때가 있었는데 이걸 조롱하는군요. 슬프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이 가운데 한 누리꾼은 "신조어가 생긴 거지 옛날부터 그런 의미의 일들은 계속 있었다"며 "옛날 TV가 없는 자녀는 만화영화 얘기 끼어들지도 못 했고 남들 다 있는 브랜드 옷이나 신발, 집도 임대 아파트냐, 핸드폰은 아이폰이냐, 아빠 차는 뭐냐, 비교, 차별은 계속 만연해왔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개드립'에서도 해당 게시글을 공유하며 "우리 때는 공부 못 해도 개근상 받으면 성실한 학생이라는 의미 정도는 있었는데"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부쩍 늘어난 교실 내 혐오와 차별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 전체에 자리 잡은 경쟁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교실의 혐오 문화가 사라지려면 결국 사회 전반에 대한 인식 개선, 한국 사회의 경쟁 중심적 문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