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한 게 아니다” 올해 55세 된 엄정화가 그간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2023-02-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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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5세 된 엄정화가 밝힌 결혼 안 한 이유
“원하는 꿈을 이뤄가는 데 방해라고 느껴”
가수 겸 배우 엄정화가 결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밝혔다.
결혼하지 않은 걸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고민스러운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는 제목을 단 영상이 엄정화의 유튜브 채널 '엄메이징 엄정화TV'에 12일 올라왔다.
엄정화는 영상에 앞서 소개 글을 통해 "조용히 와인 한잔 마시며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고 싶은 삶을 살까? 아니면 우리 스스로의 모습으로 살까? 늘 어려운 이야기다. 모두에게 중요한 화두인 우정, 사랑, 연애, 결혼, 꿈에 대해 솔직한 나의 마음을 꺼내본다. 지금 고민 중인 탱탱이들(구독자 애칭)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힘이 되길 바란다"며 포문을 열었다.

가볍게 술을 마시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엄정화는 "어떨 때 제일 행복하냐?"는 질문을 받고 "그거 진짜 어렵다"며 고민에 빠졌다.
그는 "'제일'이라는 게 제일 어려운 것 같다"며 "나는 가끔 행복하고 가끔 우울하기도 하고 가끔 막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행복하다고 느낄 때는 뭔가 작품을 할 때 어떤 장면에서 내가 원하는 감정을 만났을 때다. 그때 제일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냥 시시때때로 행복감은 온다. 어딜 가는데 갑자기 날씨가 너무 좋거나 내가 궁금했던 사람을 만났을 때 등 우리는 그게 행복이라고 느끼지 못하지만 '행복해'라고 단정하면 행복한 것 같다. '행복하다'는 말을 많이 할수록 더 행복해지는 것 같다. 모든 행복을 느끼는 게 행복하다"고 했다.

다음 주제는 '친구'였다. 엄정화는 '인생 친구'로 가수 정재형을 꼽았다.
그는 "친구 사이엔 사랑이 있어야 한다. 가끔 잘못된 길에 빠지면 돌이켜 줄 수도 있어야 하고 응원해 줄 수도 있어야 한다. 새로운 것도 같이 도전해 보는, 그런 친구가 하나 있긴 하다. 바로 정재형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정재형은 나의 베스트 프렌드라고 할 수 있다"며 "어떨 땐 굉장히 얄밉기도 하지만 재형이 없으면 '어떤 새로운 걸 못 봤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가 굉장히 많다. 서핑, 음악, 친구들이 다 그렇다"고 했다.

또 "음악적인 고민이나 삶의 고민, 작품 고민 등을 서로 나누면서 (인생을) 좀 돌파해 온 것 같다. 서로에게 되게 도움이 됐다. 내게 힘이 되는 친구고, 지금은 서핑 메이트이기도 하다. 우린 약간 운명인 것 같다"며 정재형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엄정화는 자신이 연기한 작품 속 캐릭터 중 가장 좋아하는 인물로 영화 '싱글즈'의 동미를 언급했다.
그는 "('싱글즈'를 찍을 때) 내가 서른쯤이었다. (극 중) 결혼을 하지 않은 채로 아이를 낳아 기르겠다는 동미는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결단력, 용기, 당당함이 있어 좋았다. 그래서 '싱글즈'의 동미를 동경하고 사랑했던 관객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연희도 좋았다. 되게 발칙하고 도발적이고 자기 인생을 결정짓고, 사랑을 찾아가는 게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때는 결혼이 되게 일렀다. 여자들이 26~27세에 노처녀 소리를 들을 때였다. 지금은 35~36세쯤 결혼하나? 그전에 할 수도 있지만 (결혼 시기에 대해) 조바심을 가지고 '이때 결혼하지 않으면 노처녀다' 이런 얘길 듣지 않는 시대가 돼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1969년생으로 올해 55세(한국 나이 기준)가 된 엄정화는 결혼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그는 "(결혼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며 "난 지금의 내가 좋다. 언제 태어나도 이 삶을 선택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혼을 안 한 이유를 두고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좋았고, 결혼 때문에 그 일을 하지 못하는 게 너무 싫었다. 내가 산 시대는 결혼이 내가 좋아하는 꿈을 이뤄나가기엔 좀 방해가 됐다. 특히 나처럼 섹시 콘셉트를 가진 여자 가수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 무대에 올라가는 게 굉장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연기도 결혼하고 나면 배역도 한정적이라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엄정화는 "인터뷰마다 '결혼 언제 하시나요?', '결혼 생각 없으시나요?'라고 하는데 그런 것들이 나한테 스트레스를 별로 주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선택했기 때문이다. 나는 결혼을 안 한 거지 못 한 게 아니다. 결혼이 내 행복의 목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지금이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정해놓은 시기에 맞추지 말고 자기 인생의 시기를 맞추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의 일적인 면이나 영혼적인 면을 충족시켜 주는, 서로에게 자유를 주는 그런 상대를 만난다면 결혼할 것 같다", "언젠가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여지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1989년부터 MBC 합창단에서 활약한 엄정화는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에 단역으로 등장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듬해엔 정규 1집 앨범을 내고 가수로도 활동을 시작했다.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굿모닝 영동', '자매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싱글즈', '아내', '12월의 열대야',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칼잡이 오수정', '오로라 공주', '호로비츠를 위하여', '인사동 스캔들', '해운대', '베스트셀러', '마마', '댄싱퀸', '몽타주', '미쓰 와이프', '오케이 마담', '우리들의 블루스' 등 작품에서 연기력을 선보였다.
'몰라', '초대', '포이즌', '하늘만 허락한 사랑', '배반의 장미', '페스티벌', '디스코' 등 곡으로 인기를 얻었다.
오는 4월 방송 예정인 JTBC 새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으로 안방극장 복귀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