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헬스'의 선을 넘는 막말… 발언 수위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실제 영상)
2023-02-2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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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다리 벌리며 누워버리는 게 주짓수” 망발
여성 수련자 “성폭력 트라우마 극복차 시작했는데”

헬스장을 운영하는 퍼스널 트레이너이자 38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인 '흑자헬스(본명 김지훈)'가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인 주짓수를 '여성이 다리 벌리고 누워서 하는 우스꽝스러운 운동' 정도로 폄하한 것. 도 넘은 발언 수위에 성폭력 트라우마를 극복하려 주짓수를 배우고 있다는 여성 누리꾼이 온라인에 반발 글을 올리는 등 주짓수계에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흑자헬스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을 결산·분석하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문제의 발언은 주짓수(일본의 전통 무예인 유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격투기)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나왔다.
주짓수 선수 채완기는 '피지컬: 100'에 출연해 1대 1 데스매치에서 여성 출연자를 선택했지만 탈락했다.
경기 이후 채완기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봐준 게 아니라 심리적으로 싸우기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 건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성희롱 논란을 의식한 채완기가 소극적인 몸싸움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영상에서 흑자헬스도 "주짓수 한 분이 여자분을 막 터치를 잘 못 하니 질 수밖에 없었을 거다"며 "만약 남자 주짓수 선수가 진심으로 공 뺏기 게임을 했으면 공 뺏기겠느냐"고 동조했다.
여기까지는 농담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선을 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흑자헬스는 외설적인 용어를 동원해 주짓수 운동을 비하했다.



그는 "'주짓수'하면 뭐냐? 'X녀권'이라는 애칭이 있지 않냐?"며 "(채완기가) 만약 접촉을 좀 해서 이겼는데 추행 논란 같은 게 생겼다고 치자. 나 같으면 라이브 방송 켜고 주짓떼로(주짓수를 운동하는 남자) OO입니다. 추행 논란이 있었는데요. 저는 주짓수 수련자입니다. 주짓수는 속된 말로 X녀권이라고 부릅니다. 어떻게 X녀가 여자한테 추행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제가 당했으면 당했지. 이 논리로 들어가면 추행도 논란 없다"고 주장했다.
X녀는 성매매 여성을 뜻하는 말로, X녀권은 주짓수를 폄하하는 속된 표현이다.




더 나아가 흑자헬스는 "주짓수는 뭐냐. 누워버려. 내가 누워버려. 이게 어떻게 강제성 추행 이런 게 될 수 있냐. 내가 누웠는데 쟤(상대방)가 만졌지. 주짓떼로는 성 관련 문제에서 자유롭다. 다리 바로 벌리면서 누워버리는데 그걸 누가 뭐라고 그럴 거냐. 내가 다리 벌리고 누워버리는데 무슨 추행이냐"고 했다.
채완기가 성희롱 우려를 털고 여성 출연자에게 적극적인 공격을 펼쳐야 했다는 주장이지만, 결과적으로 주짓수계를 싸잡아 모욕한 셈이 됐다. (아래 영상에서 해당 내용은 7분 14초께부터 시청할 수 있다)
흑자헬스의 도 넘은 발언에 주짓수계 특히 여성 주짓수 수련자들은 발끈했다.

한 여성 누리꾼은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글을 올려 "성폭력 트라우마 극복하려고 주짓수 시작했는데 이 영상 보고 온몸에 힘이 쭉 빠진다"고 반발했다.
이 누리꾼은 "남자한테 힘으로 무력하게 제압당하던 경험이 너무 수치스러워서 시작한 주짓수는 자신감과 실력을 심어준 삶의 은인이다"며 "주짓수가 다리 벌리고 냅다 눕는 운동도 아닌데, 투기 종목 선수도 아니고 헬스 유튜버가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을 한 걸까"라며 개탄했다.
이어 "저 유튜버가 나 같은 사람들이 겪었을 트라우마, 분노, 무기력함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고민해본 적이 있었을까"라며 "화난다기보다는 힘 빠지고 무기력해진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