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들에게 남친 직업을 공개했는데 '일동 침묵'으로 정적이… (+이유)
2023-03-0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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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 사이 침묵이 최고의 욕”
환경미화원 남친 둔 여성의 호소

한국 사회에서 대우와 인식이 따로 노는 직업 중 하나는 환경미화원이다. 정년과 안정된 소득이 보장되면서 인기는 높아지고 있지만, 3D업종으로 낮춰 보는 시선 또한 여전하다.
27억 자산가인 환경미화원 구범준 씨는 지난 2월 방송에 출연해 "미화원은 못 살아야 하고 항상 가난해야 하나?"며 직업을 둘러싼 사회적 편견을 호소하기도 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사연도 그런 것의 연장선상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여성 A씨에게는 29세 된 환경미화원 남자 친구가 있다. 23세에 서울시 환경미화원이 된 남친은 준공무원 신분으로 연봉 5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지난해 한국 100대 기업 대졸 신입 평균 연봉(5356만원)과 맞먹는다.
요즘 같은 고용 불안 시대에 만 60세까지 일할 수 있으니 둘이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기에 별문제가 없는 조건을 갖췄다.
어느 날 회사에서 여직원들과 신변잡기 수다를 떨던 A씨. 남친의 직업이 대화 주제로 나왔길래 사실대로 얘기했다. 순간 테이블엔 정적이 감돌면서 분위기가 싸해졌다.
A씨는 "여자들 사이 침묵이 최고의 욕인 거 알지?"라고 누리꾼들에게 확인하며, "남친 직업이 환경미화원이면 쪽팔리냐"고 물었다.
대체로 누리꾼들은 "세상 물정 모른다", "시켜주면 바로 한다", "중견 기업 화이트칼라보다 낫다", "여친이 미화원이면 개념녀 같아 보여 자랑하고 다닐 거다" 등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보다 실속이 중요하다고 격려했다.
그러자 6년 전 입사한 현직 시청 환경미화원이라는 누리꾼은 "내 직업에 부끄러움은 없으나 우리 애들이 사춘기 됐을 때 혹시 아빠 직업을 부끄러워할 것 같아 걱정이다"는 의견을 보탰다. 그는 "직장 선배가 길 가다 딸을 마주쳤는데 딸이 아는 척 안 하고 지나가 속상해 술 진탕 마셨다고 하더라"며 "애들이니까 이해가 가면서도 참 씁쓸했다"고 전했다.

사회적 눈초리와 별개로 환경미화원들의 직업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합당한 보상 체계 때문이다.
지자체에 따라 다르지만, 신입 환경미화원은 군 경력이 3호봉 인정돼 4호봉으로 출발하는 곳도 있다. 그러면 연봉 5000만원은 가볍게 넘어가며 그밖에 복지 포인트, 상여금, 성과금, 연차수당 등이 따로 붙는다.
환경미화원은 필기시험 없이 1차 서류전형, 2차 체력평가, 3차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뽑는다. 별도의 자격증은 필요하지 않다. 환경미화원은 공무원은 아니지만 연봉계약의 환경공무직이다.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