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3년 차 전도연 “'로코' 2030 어린 친구들만 하는 장르 아니야” [wiki인터뷰①]

2023-03-0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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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주말드라마 '일타스캔들' 남행선 역으로 돌아온 '기승전도연'의 화려한 복귀
'칸의 여왕' 로맨틱 코미디 복귀작... 전도연 “로코는 2030만 하는 장르 아니야”

'원조 로코퀸' 배우 전도연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일타스캔들' 주연 남행선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전도연 / 이하 매니지먼트 숲 제공
'일타스캔들' 주연 남행선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전도연 / 이하 매니지먼트 숲 제공

1999년 CF로 데뷔한 전도연은 사실 '로코퀸'(로맨틱 코미디 여왕)이었다. 드라마 '별을 쏘다'(2003), '프라하의 연인'(20005), 영화 '너는 내 운명'(2005) 등 '로코퀸' 전도연은 건재했다.

'일타 스캔들'의 주인공이자 남행선 역으로 돌아온 전도연이 또 한 번 그 진가를 증명해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반찬가게 열혈 사장 행선과 수학 일타 강사 치열(정경호)의 스캔들로 끝날 뻔했던 이야기는 마침내 뜨거운 로맨스가 됐다. 그 과정에서 말 못 할 오해와 가슴 찢어지는 이별을 경험한 두 사람, 전도연이 아이처럼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과 애써 감정을 죽이려던 모습은 보는 이들도 함께 안타까워하며 그 감정에 깊이 동화되게 했다.

전도연
전도연

전도연이 행선으로 분해 때론 푼수 같고 당찬, 때론 지켜주고 싶게 귀여운 모습으로 대중의 곁으로 왔다. 연기력은 물론 여전한 화제성과 함께 트렌디한 로코 감각까지 갖춘 N번째 전성기를 맞았다.

2007년 한국인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칸의 여왕'이자 모두가 인정한 톱배우 전도연과의 처음 인터뷰는 즐거움 그 자체였다. 그의 햇살 같은 코 찡긋 웃음은 잊을 수 없는 미소였다. 사랑스러웠고, 밝은 에너지로 가득했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도연은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잘 봤다. 원래 작가님이 원하는 캐릭터는 더 아줌마다운, 더 씩씩하고 억척스러운 아줌마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전도연은 "리딩할 때 '저한테 맞지 않는다. 자신 없으니까 지금이라도 다른 배우를 생각해봐라'라고 징징거리면서 '일타 스캔들'을 시작했다"라고 말하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굿 와이프'를 함께했던 조문주 CP님이 제게 제일 처음 책을 제안했다. "인연이 있어서 나한테 이 책을 제안했는데, 되게 조심스러워했다"며 "너무 이야기가 가볍기도 하고, 제가 여태까지 했던 작품들과는 달라서 제게 대본을 처음 주면서 '선배님, 혼내시지 않을 거죠?'라고 말하며 제안하더라고요. 하지만 재밌게 읽었다"고 말했다.

전도연-정경호 / tvN 제공
전도연-정경호 / tvN 제공

전도연은 "밝은 대본을 너무 오랜만에 받았다.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서 처음에 거절했다"고 떠올랐다. 양희승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은 '판타지이기도 한 남행선 캐릭터를 현실성 있게 만들어줄 인물은 모두가 입 모아 전도연뿐'이라며 설득했다고.

남행선은 핸드볼 선수였지만 어머니가 사고로 죽은 뒤 집을 나간 언니가 두고 간 어린 조카 해이와 몸이 불편한 남동생 재우를 돌보느라 국가대표로까지 활약한 핸드볼 선수 커리어를 포기했고, 고비마다 주저앉아 울 여유가 없던 가장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오지랖 넓고 밝고 통통 튀었고, 트레이드마크는 꽃무늬 스웨터, 구불구불 앞머리, 그리고 청바지. 남행선의 청바지핏은 많은 여성에게 화제가 됐다.

'일타스캔들' 남행선 역 전도연-최치열 역 정경호
'일타스캔들' 남행선 역 전도연-최치열 역 정경호

이에 전도연은 "발랄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서 웨이브 앞머리를 했다. 또 사석에서 운동선수를 만나면 여성스러운 면이 있어서 행선이도 그렇게 그렸다"며 "행선이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포인트를 두고 사람들의 동의와 응원을 받게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인터뷰 내내 코 찡긋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던 전도연은 "저도 알았어요. 웃는 모습이 예쁘구나. 영화나 화면에서 웃는 모습을 본 적이 너무 오래전이기도 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웃을 때 거울을 보진 않는데,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환하게 웃는 걸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더라. 대중들도 제가 화면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은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행선과 최치열은 극 중 다섯 살 차이인 연상연하 커플이다. 실제 두 배우는 열 살 차이다. 전도연은 "그렇게 나이 차이가 나는지 몰랐고, 극 중에서도 나이를 염두에 두고 연기하진 않았다"며 웃었다.

'일타스캔들' 화제를 모았던 정경호-전도연 침대 키스신 / tvN 제공
'일타스캔들' 화제를 모았던 정경호-전도연 침대 키스신 / tvN 제공

로코 제안을 오랜만에 받았는데 이에 대해 전도연은 "로맨틱 코미디(로코) 장르는 20~30대 어린 친구들만 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니다. 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전도연은 "10년 후에도 할 수 있는 '로코'가 있다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굳이 어떤 나이 때 전유물처럼 그렇게 여배우는 이 나이에만 할 수 있어서라기보단 포괄적으로 나이 들어서도 내가 할 수 있다면 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매니지먼트 숲 제공
매니지먼트 숲 제공

정경호와의 호흡에 대해 전도연은 "(정)경호 씨 자체가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이다. 치열이도 처음에 까칠해 보이지만 마음은 자상하고 따뜻한 사람이라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또 정경호라는 배우한테 받는 위안이 있는 것 같다"고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전도연은 실제 모녀 사이도 드라마에 나온 남행선과 남해이처럼 친구 같다고 했다. "최대한 솔직해지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딸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또 사과받고, 그러면서 지낸다"며 "이 친구가 공부 외에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걸 자기 일로 선택했으면 좋겠다. 저는 '수아임당'(극중 김선영이 연기한 열정 가득한 엄마)처럼 열혈 엄마는 못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도연은 실제 모녀 사이처럼 연기 호흡을 맞춘 딸 남해이 역 노윤서에 대해 "해이라는 친구는 연기 경력이 그렇게 오래 안 됐더라.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데뷔작이었다고 하더라. 이력이 특이하긴 했다"며 "'일타 스캔들'이 드라마로 두 번째 작품이라 조금 걱정은 했었는데, 되게 어른스럽고 당당하다. 자기가 해야 할 것에 대해 명확하게 아는 친구다"라고 칭찬했다.

'일타 스캔들' 남해이 역 맡은 노윤서-남행선 역 전도연
'일타 스캔들' 남해이 역 맡은 노윤서-남행선 역 전도연

인터뷰②에서 계속

home 권미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