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등학교 1학년 한 달 평균 학원비가 공개됐는데… 좀 무서울 정도다

2023-03-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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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한 달 학원비만 70만원
사교육비 '역대 최고치' 기록

사교육비가 2년 연속 최대치를 찍으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사교육비 총액이 26조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2022년 사교육비 총액이 26조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교육부와 통계청은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지난 7일 발표했다. 전국 초·중·고 약 3000개 학교 학생 약 7만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6조 원으로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 2021년 23조 40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한 것을 1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해 전체 학생 수는 528만 명으로 전년(532만 명)보다 4만 명이 줄었다. 그런데도 사교육비 총액이 증가한 것은 사교육을 받는 학생과 1인당 지출하는 사교육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78.3%,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 원으로 모두 조사 이래 최대치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만 놓고 본다면 무려 52만 4000원이다.

이하 도표=통계청 제공
이하 도표=통계청 제공

사교육비 증가 원인으로는 물가 상승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1998년(7.5%) 이후 가장 컸다. 사교육 비중이 늘지 않더라도 사교육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물가 상승을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 소비자물가보다 사교육비가 2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사교육 가격이 오른 것뿐만 아니라 사교육 양도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교육 양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부족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이 대면 수업을 받지 못함에 따라 학업 능력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고등학교 2학년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 7.1%, 수학 14.2%, 영어 9.8%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사교육비 증가 폭이 가장 높게 나타난 건 초등학생이다. 전체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7만 2000원으로 전년보다 13.4%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 학생만 놓고 본다면 월평균 43만 7000원을 지출했다.

초등학생의 사교육비는 예체능에서 많이 늘어났다. 일반 교과 및 논술의 사교육비는 23만 4000원으로 전년보다 12.1% 상승했지만, 예체능은 13만 8천 원으로 15.8% 증가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이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지 않아 예체능이나 돌봄 수업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체 중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 8000원으로 전년보다 11.8% 올랐다. 사교육 참여 학생 기준으로는 평균 57만 5000원을 지출했다.

중학생의 경우 진학을 희망하는 고등학교 유형에 따라 상승 폭에 차이가 있었다.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생의 사교육비는 69만 6000원으로 일반고(41만 5000원)보다 28만 1000원 더 많았다. 과학고·영재학교 희망자(67만 원)와 외고·국제고(64만 2000원)도 일반고와 큰 차이를 보였다.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은 고등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체 기준 46만 원으로 전년 대비 9.7% 상승했다. 사교육 참여 학생만을 놓고 봤을 땐 69만 7000원이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의 사교육비는 전체 학생 기준 49만 1000원, 참여 학생 기준 70만 6000원을 기록하며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초등학생들 모습 / 연합뉴스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초등학생들 모습 / 연합뉴스

사교육비 증가세가 가장 큰 과목은 국어로(13.0%↑) 나타났다. 국어 사교육비 증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마스크 착용으로 언어 습득이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문해력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학생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언어 습득, 문해력에 대한 우려가 많이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년 연속 급증한 사교육비에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부가 사교육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자세히 분석해 상반기 중에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home 이예진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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