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스캔들' 오의식 “'아스퍼거 증후군' 앓는 재우는 권진경씨 와플을 좋아했을 뿐” [wiki인터뷰①]

2023-03-0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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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남재우 역 열연한 배우 오의식
“한 명 빠짐없이 다 너무 즐겁고 행복했던 현장이었다“

"부당한 상황을 겪는 아픔을 억지로 표현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그냥 정말 권진경 씨가 구워주는 와플을 제가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그걸 먹으러 갔고, 거기서 나한테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했고, 벌어지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뿐인 것 같아요"

배우 오의식이 '일타 스캔들' 속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남재우를 만난 계기를 밝혔다.

'일타 스캔들' 남행선(전도연)과 그의 동생 남재우(오의식) / tvN 제공
'일타 스캔들' 남행선(전도연)과 그의 동생 남재우(오의식) / tvN 제공

오의식은 지난 3일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위키트리와 만나 tvN 주말드라마 '일타 스캔들'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오의식은 "여태껏 작업하면서 늘 그래왔지만, 특별히 한 명 빠짐없이 다 너무 즐겁고 행복했던 현장이었다. 근데 이제 결과까지 많은 응원과 많은 사랑을 받는 걸 느끼니까 너무 즐겁게 작업한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진짜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뻔한 말이지만 그거 말고는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일타스캔들' 남재우 역 열연을 펼친 배우 오의식 / 이하 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
'일타스캔들' 남재우 역 열연을 펼친 배우 오의식 / 이하 하이지음스튜디오 제공

지난 5일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일타 스캔들'은 전도연, 정경호 등 주인공 외에도 다양한 매력을 가진 조연이 등장하며 드라마의 열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다.

극 중 남행선(전도연)의 반찬가게 '국가대표 반찬가게'의 멤버 중 그의 절친 김영주(이봉련), 딸 같은 조카 남해이(노윤서), 동생 남재우의 연기 호흡이 있었다.

특히 남행선의 아픈 손가락이지만 남재우 역 오의식은 최치열(정경호)과 남행선의 첫 만남 계기를 제공했다. 두 사람 사이의 오작교 역할을 충실히 행한 재우는 발달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꿋꿋이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가족의 일원으로 끈끈한 가족애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일타 스캔들' 연출을 맡은 유제원 감독과는 여러 작품을 함께 찍기도 했다. 그는 '오 나의 귀신님'(2015)을 통해 유제원 PD와 양희승 작가를 처음 만났다.

오의식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2016), '역도요정 김복주'(2017),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투깝스'(2018), '기름진 멜로'(2018), '너도 인간이니?'(2018), '아는 와이프'(2018), '사의 찬미'(2018), '로맨스는 별책부록'(2019),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2019), '하이바이, 마마!'(2020), '한 번 다녀왔습니다'(2020), '여신강림'(2021), '빅마우스'(2022) 등 수많은 드라마, 연극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본인의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고 있다.

여러 작품을 해 온 그였기에 '일타 스캔들' 속 자폐를 앓고 있는 남재우는 전혀 어색함 없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오의식은 "'일타 스캔들' 연출, 작가님이 제 드라마 데뷔작을 함께 해서 연이 좀 깊다. 너무나 소중한 관계가 됐고, 감사한 분들이다. 배우로서 저한테 의미 있는 분들이다. '오 나의 귀신님' 이후로 4개의 작품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작가님의 마음까진 모르겠지만 어떤 걸 맡겼을 때 저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훨씬 많고, 외적으로도 훨씬 훌륭한 배우도 많다는 걸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tvN 제공
tvN 제공

그는 "내 추측으로는 작품을 준비하는 연기적인 부분에서 태도나 어떻게 마음을 쓰는지 알고 계시기 때문에 밀어주지 않았나? 생각해봤다"고 덧붙였다.

오의식은 "재우라는 인물이 경계성이 있다.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그전에 있었던 자폐인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도 보면서 공부하고, 인터뷰도 살펴보는 등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준비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회사를 통해 '베어베터(Bear.Better)'를 알게 됐다.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회사로 단체나 학교가 아닌 회사다. 회사 직원이 전부 발달장애인. 회사 대표님을 찾아뵙고 여러 번 방문하니 대표님께서 먼저 '일해보실래요?'라고 권유하더라. 그래서 일을 같이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됐는데 회사를 찾아 일하면서 느꼈다"며 "'아, 장애를 고민할 게 아니라 재우를 고민해야겠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발달장애인이 근무하는 '베어베터' 회사에서 만든 티셔츠를 입고 방송에 출연한 오의식 / 이하 오의식 인스타그램
발달장애인이 근무하는 '베어베터' 회사에서 만든 티셔츠를 입고 방송에 출연한 오의식 / 이하 오의식 인스타그램
'베어베터' 티셔츠를 '일타스캔들'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게 선물한 오의식
'베어베터' 티셔츠를 '일타스캔들'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게 선물한 오의식

오의식은 "그분들과 시간을 보내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그곳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는 속내가 있었지만, 나중엔 그곳에는 정답이 없구나! 깨달았다. 장애를 연기하려고 고민했던 제 고민의 목표 지점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장애를 고민하고 연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니라 '어딘가에 있을 재우를 찾아보자'고 느꼈다. '베어베터'의 슬로건은 '우리는 모두에게 자기만의 속도가 있다고 믿고, 모든 속도들이 존중되는 사회를 위해 일한다'고. '자기만의 속도로 만듭니다' 그 말처럼 재우만의 속도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우가 할 수 없는 게 어딨어? 재우가 불가능한 게 어딨어?'라는 지점으로 시작했다. 어딘가에 살고 있을 재우를 생각했다. 정답을 찾는 게 아닌 남재우를 연기하면 된다고 깨닫고 연기했고, 준비했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와플 신에 대해 오의식은 "부당한 상황을 겪는 억지로 아픔을 표현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그냥 정말 권진경 씨가 구워주는 와플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그걸 먹으러 갔고, 거기서 나한테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했고, 벌어지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뿐인 것 같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home 권미성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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