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치마 길이'를 두고 민감하고 심각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2023-03-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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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드러나는 짧은 교복 치마에
누리꾼 “성적 대상화” vs “과민 반응”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항공사 승무원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항공사 승무원 자료 사진 / 뉴스1

국내 유명 '스튜어디스 입시 학원'이 짧은 교복 치마를 입은 여고생 수강생들의 영상을 홍보하는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성적 대상화'라는 비판과 과민 반응이라는 반박이 맞서고 있다.

지난 3월 한 승무원 학원 원장 A씨의 개인 인스타그램에 앳된 여고생 수강생들의 실습 영상이 올라왔다.

항공운항과를 비롯한 대학의 스튜어디스 양성 학과에 진학을 준비 중인 여고생들은 항공기 내부를 재연한 강의실에서 마스크를 쓴 채 승객석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메라가 비추자 수강생들은 손을 흔들고 손가락 하트를 만들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항공사 승무원은 여고생들이 선망하는 직업 중 하나다. 관련 학과를 둔 대학들이 입시 면접에서 사실상 실제 스튜어디스에 준하는 자세와 복장 등을 권장하면서 승무원 입시 학원이 우후죽순으로 늘었다.

그런데 영상에서 구독자들의 시선을 끈 것은 교육 프로그램 내용보다는 수강생들의 옷매무새였다.

학생들은 딱 붙는 교복을 입고 몸매가 부각되는 자세를 취했다. 특히 허벅지를 제대로 덮지 않은 짧은 치마가 큰 특징이었다. 학생들의 맨다리는 그대로 카메라 앵글에 담겼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학원 측이 불필요한 영상으로 선정성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반 패션과 달리 교복은 '성적 대상화'가 갖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해당 교복 영상을 신고할 방법이 없느냐는 문의도 뒤따랐다.

반면 "학생이 교복 입는 것도 단속하나?", "여학생들 교복 입히는 학교도 신고하라", "학생들이 촬영 동의한 거면 상관없다" 등 교복 트렌드의 문제라는 반론도 이어졌다.

항공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항공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이에 대해 학원 측은 위키트리에 "성인에게 교복을 입히면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학생에게 교복을 입히는 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며 사복을 입게 하면 비싼 옷을 입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사이에 괴리감이 생길 수 있어 교복을 착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학 입시 면접에서도 수험생들이 교복(또는 면접 복)을 입도록 돼 있다고 했다.

영상을 올리게 된 배경에 대해선 "학생들이 등록할 때 이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며 "(영상에 대해) 학부모나 학생들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좁게는 교복 치마 길이 규제론과 연결된다.

교복이 학교의 유니폼이 아니라 학생들이 외모에 관한 관심을 적극 표출하는 패션 영역이 된 지 오래다. '스타일에 울고 웃는' 요즘 아이들에게 교복 리폼은 양보할 수 없는 요소다.

특히 여학생들은 '짧치(짧은 치마)', '똥치(짧치보다 더 짧아 엉덩이가 보일 정도의 치마)', '빽치(몸에 딱 달라붙는 치마)'라는 은어까지 만들어내며 짧은 치마 길이를 하나의 문화로 만들고 있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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