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이 오늘(24일) 법정에 출석할 때 벌어진 일… 폭행 논란까지 (영상)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법정에 출석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4일 이대준 씨 유족과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와 마찰을 빚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부장판사 박정제·박사랑·박정길)는 이날(24일) 박 전 원장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의 국정원법 위반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박 전 원장은 오전 9시 45분께 법정에 모습을 드러났다.

같은 시각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고인의 형 이래진 씨가 박 전 원장에게 "사과해라,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고 충돌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 변호사도 "원장님, 유족인데 한마디 하고 가시죠"라며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원장이 김 변호사를 손으로 밀치는 등 몸싸움이 일어났고, 한 사진기자가 뒤로 넘어졌다.

김 변호사는 이날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다음주 월요일(27일)에 이래진 씨와 함께 박 전 원장을 폭행죄로 고소하겠다"라고 밝혔다.

위키트리는 박 전 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의 법률대리인 측에 연락을 취했다. 법률대리인 측은 "현재 변호사께서 자리를 비우셔서 입장을 드릴 수 없다"라고 답했다.

한편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 전 안보실장과 박 전 원장 등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은 이날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서 전 안보실장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 이 씨가 피격으로 사망한 사실을 은폐하지도 않았고 은폐할 수도 없었다"라며 "정무적, 정책적으로 판단한 내용을 많은 시간이 지나서 검찰이 사법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안보관계장관회의 당시 국방부 직원 등 수백 명이 이 사실을 알고 있어 은폐가 불가능했다”라며 "당시 발표된 내용이 검찰 측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로 허위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 변호인도 “관계장관회의 참석 지위는 있었지만 의사결정 지위에 있지 않았기에 보안유지를 공모할 위치에 있지 않았고 실제로 (첩보 삭제를) 지시하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반면 검찰은 “정부는 우리 국민의 북한 표류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도 어떠한 구조 지시도 하지 않았고, 외려 자진 월북으로 조작해 정부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당시 코로나에 엄정 대응하던 북한이 어떻게 행동할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국민을 사살하고 소각하는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했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은 UN 화상연설까지 중계했다. 비판을 막기 위해 이를 은폐할 이유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2020년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 씨가 어업지도선 탑승 중 서해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측 해역에서 북한에 피격돼 사망했다.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다.

해경은 사망 전 행적 등을 바탕으로 이 씨가 '도피성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결론 내렸지만 유족은 이에 반발하며 실족을 주장했다. 이후 해경은 지난해 6월 16일 "공무원 이 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당시 '월북' 수사 초점을 뒤집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