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로는...” 동물원 탈주 후 '여친 엔딩' 맞은 얼룩말, 사육사가 밝힌 현 심리 상태

2023-03-2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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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잃고 방황기 겪는 3세 얼룩말
사육사 “회복은 다행히 잘 됐지만...”

동물원 탈출로 한차례 소동을 벌였던 얼룩말 '세로'의 심리 상태가 공개됐다.

동물원을 탈주한 뒤 한 골목에서 배달원과 마주친 세로 / 에펨코리아
동물원을 탈주한 뒤 한 골목에서 배달원과 마주친 세로 / 에펨코리아
세로의 사연을 전한 뉴스 보도 / SBS '모닝와이드'
세로의 사연을 전한 뉴스 보도 / SBS '모닝와이드'

앞서 동물원에서 탈출한 세로는 부모를 잃고 방황기를 겪고 있던 비화가 알려지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2019년 동물원에서 태어난 세로는 2021년 엄마 '루루'와 지난해 아빠 '가로'를 연이어 잃었다. 부모가 낳은 형과 누나 역시 축사 공간이 부족해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졌다. 이후 홀로 살아온 세로는 실내 공간인 내실에 들어오기를 거부하고 옆집 캥거루 가족 근처를 기웃거리다 울타리 너머로 수컷 캥거루와 다투기도 했다.

세로의 상태를 설명 중인 사육사 / 이하 유튜브 'JTBC News'
세로의 상태를 설명 중인 사육사 / 이하 유튜브 'JTBC News'
세로의 상태를 설명 중인 사육사
세로의 상태를 설명 중인 사육사
세로의 상태를 설명 중인 사육사
세로의 상태를 설명 중인 사육사

이와 관련해 지난 24일 유튜브 'JTBC News'는 '[D:이슈] 부모 잃은 뒤 방황…가출 얼룩말 '세로'의 사연 / JTBC 뉴스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앵커는 얼룩말 '세로'에 대해 "지난 23일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했던 세로는 큰 사고 없이 붙잡혀 동물원으로 돌아갔다"며 "세 살짜리 얼룩말인 세로는 사연이 있다"고도 알렸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사육사는 이에 대해 "갑자기 예기치 않게 엄마가 먼저 2년 전에 하늘로 갔다"며 "아직 미숙하게 어린 상태에서 앞에서 리드해 줄 수 있는 보호자가 갑자기 떠나고 혼자가 되니까 사춘기로 접어 들며 무료하고 재미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로는 지금 괜찮나"는 질문에 대해 사육사는 "지금 세로는 다행히 회복이 잘 돼서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심리 상태가 사실은 완전히 삐져 있다"며 "간식도 일단 안 먹는다는 표현을 확실히 하고 시무룩하게 문만 열리기를 기다린다"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사육사는 "마취를 하는 과정에서 이 친구가 다칠까 봐 혹은 잘못될까 봐 그때가 너무 힘들었다"며 "119 소방대원 분들, 경찰관 분들 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덕분에 세로가 잘 들어올 수 있었다"며 감사의 눈물을 보였다.

'동물원을 탈주한 뒤 한 골목에서 배달원과 마주친 세로' 사진을 앨범 커버로 만든 누리꾼 / 에펨코리아
'동물원을 탈주한 뒤 한 골목에서 배달원과 마주친 세로' 사진을 앨범 커버로 만든 누리꾼 / 에펨코리아

한편 24일 어린이대공원 측은 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붙잡힌 얼룩말 세로의 안정을 위해 암컷 얼룩말을 동물원으로 데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암컷 얼룩말은 일찍이 사육사들이 세로의 짝으로 점찍어놨으며, 아직 나이가 어린 탓에 한동안 부모 곁에 머물고 있을 예정이다. 적어도 내년에는 세로와 함께 지내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세로의 보금자리도 새롭게 바뀔 예정으로 세로가 뛰쳐 나왔던 나무 울타리를 철제로 바꾸고 높이도 더 올릴 계획이다. 현재 세로의 우리는 2010년 지어진 것으로 관람객의 시야를 고려해 다소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안전과 복지에 최우선을 두고 시설을 보강할 것"이라며 "갑자기 도로에 뛰어든 세로 때문에 놀랐을 텐데 세로가 차에 치이거나 다치게 않게 양보해 준 운전자들과 시민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세로의 심리 상태에 대해 "와 무려 당근을 안 먹는다고?", "부모도 잃고 혼자 저 좁은 곳에서 불쌍하다", "자유의 맛을 보고 다시 갇혔는데 간식이 뭔 소용이야", "햄버거 사준다고 해놓고 포경수술 시킨다? 단단히 삐질만 하지", "빨리 친구 데려와야지 불쌍하네", "나도 혹시 사고 날까 봐 조마조마 하더라 사랑으로 키웠는데 세상 사람들한테 천덕꾸러기 취급 받으면 마음 아프실 듯", "이름 부르다가 마취총 쏘면 누가 안 삐지냐고", "다시 해맑아졌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home 강민선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