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논란으로 재조명되는 '손흥민 5년의 혹사', 가슴이 아프다
2023-03-2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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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부터 가장 혹사 당한 선수
2022 카타르 월드컵 안와골절 투혼까지
김민재의 대표팀 은퇴 암시 발언이 논란이 되자, 그동안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온 손흥민의 행보가 갑자기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김민재는 대표팀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으로 경솔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손흥민과 대비되고 있다. 놀랍게도 손흥민은 데이터 분석에서 지난 2018년부터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가장 혹사당한 선수로 꼽혀온 것으로 드러났다.
손흥민은 몸을 아끼지 않고 팀과 국가를 위해 뛰는 선수로 유명하다. 그의 놀라운 희생정신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그가 지난 2018년부터 국제축구선수협회가 선정하는 가장 혹사당하는 축구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 사실이 드러났다. 이 낯 설은 기록은 거의 매년 이어져 안타까움을 부르고 있다.

지난 2020년 영국 BBC에 따르면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AT THE LIMIT' 보고서를 발표하며 "정상급 선수들의 건강이 위험에 빠졌다"라며 손흥민을 언급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경기를 위해 적절한 휴식 없이 많은 이동을 감행한 선수로 꼽혔다. 그는 당시 78경기에 출전했으며 한국 국가 대표팀 일정을 위해 11만 600km를 이동했다. 이는 2018~2019시즌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선수 중 최다 경기 출전, 최장 거리 이동을 자랑하는 기록이다.
손흥민의 이런 안타까운 기록에 선수협회는 "손흥민이 소화한 78경기 가운데 72%의 경기가 닷새 휴식 미만이었다"라며 "경기 사이에는 최소 닷새는 쉬어야 한다. 더불어 겨울에는 14일 이상 휴식해야 하고, 여름에는 28~42일의 휴식이 필요하다"라고 권고할 정도였다.

이 기록은 2021년에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국제축구선수협회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2021년 8월까지 44개 리그, 선수 265명, 4만 경기를 분석한 보고서를 지난 2021년 발표했다. 여기서도 손흥민은 장시간 비행 시간을 겪은 선수로 꼽혔다.

손흥민은 3시즌 간 약 172경기를 뛰었으며 이동 거리는 22만 3637km, 비행시간만 300시간에 달했다. 이는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동료 해리 케인의 이동 거리와 비행시간의 배를 넘는 셈이다. 해리 케인은 같은 기간 손흥민과 비교했을 때 159경기, 이동 거리 8만 6267km, 비행시간은 123시간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보다 13경기를 더 뛰고, 비행 거리도 13만 7370km 더 많았던 셈이다.
당시 선수협회는 "케인은 잉글랜드 대표팀 경기도 유럽에서 치르지만, 손흥민은 아시아와 다른 대륙을 오가야 한다. 손흥민의 이동 거리가 케인보다 2.5배나 길다. 더 놀라운 건 손흥민이 300시간, 12.5일 이상이나 비행기에서 보냈고 이는 국경을 이동한 것만 계산한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 슬픈 사실은 그가 지난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안와골절 부상을 입었을 당시 수술까지 앞당기며 부상 투혼을 펼친 점이다. 당시 그는 주장으로서 대표팀을 16강까지 이끄는 기적을 선사했다. 당시 의사들은 그가 안와골절 부상에도 계속 경기를 뛸 경우 선수 생명은 물론이고 일반인으로서의 건강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이게 진짜 혹사다", "이랬는데도 월드컵 때 욕 엄청 많이 먹었다. 태도, 표정 가지고 비판하고 평소에도 국대 대회 탈락하고 울 때 조롱하고…", "저런 선수가 솔직히 어디 있냐", "손흥민 안타까워서 못 까겠던데 뭔 정신으로 손흥민 까는지 모르겠다. 저렇게 헌신하는 자국 캡틴한테…", "이래서 유럽파 국대들은 불쌍하다", "이런데도 근육 부상 거의 없는 거 보면 몸 관리 진짜 잘하는 거다"라며 놀라워했다.

앞서 김민재는 지난 28일 우루과이전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축구 대표팀 은퇴를 암시하는 말을 꺼내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그는 "그냥 지금 힘들고, 멘털적으로 무너져 있는 상태다. 소속팀에만 집중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 면에서도 힘들고 몸도 힘들고 그렇기 때문에 대표팀보다는 이제 소속팀에만 신경을 쓰고 싶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한국 축구 역사상 대표팀 선수가 26세에 은퇴한 전례는 없었기에 그의 발언은 경솔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그가 병역 특례 대상이라는 점도 비판 여론에 한몫하기도 했다.
축구대표팀의 다음 A매치는 오는 6월 열린다. 하지만 김민재는 현재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한다는 점, 올 시즌 종료 직후인 점, 이적 여부를 놓고 한창 물밑 협상을 진행할 시점이라는 점 등을 모두 감안해 6월 A매치를 건너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그는 9월 A매치 이후 재합류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