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따뜻한 밥 못 얻어 먹는다”에 비난 쏟아낸 기혼 남성들...그런데 그들도 혹시?

2023-03-30 18:11

add remove print link

대기업 다니는 남자직원이 블라인드에 올린 푸념
“직접 해먹어” 비난 쇄도...그런데 설문 결과 보니

대기업에 다니는 한 남자 직원이 "결혼한 뒤로는 따뜻한 밥을 얻어먹지 못했다"고 하소연하는 글을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렸다가 된서리를 맞고 말았다.

그가 올린 글은 온라인커뮤니티 더쿠에 옮겨붙으면서 네티즌들로부터 가차 없는 비난을 받았다.

대기업 L사 직원인 글쓴이는 '결혼후에 매일 따뜻한 밥 먹는 형 있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처지를 소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캡처

그는 글에서 "결혼 전엔 매일 따뜻한 밥 먹었는데.. 고기반찬에.. 결혼 후엔 회사밥 아니면 밥도 잘 못 먹고. 밖에서 사 먹고 싶어도 용돈도 부족하고. 이렇게 언제까지 살아야 하나"라며 푸념을 늘어놨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댓글이 폭발적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내용은 온통 비난조 일색이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컷 / Basico, 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컷 / Basico, shutterstock.com

"와이프도 결혼 전에는 매일 따뜻한 밥에 고기반찬 먹었을걸" "맞벌이면 아내 탓하지마. 전업이면 여자가 이상한 거고" "본인이 하면 되잖아. 밥 못해?" "손이 없나 발이 없나" "손발톱도 혼자 못 깎았을 듯" "손은 블라에 글 쓸 때만 쓰니?" "진짜 인생 개꿀이었나 보네 저런 투정을" "아직도 이런 애들이 있으니 ㅉㅉ" "햇반 먹으라고" "손 없음?" "같은 남자가 봐도 뭘 어쩌라는 건지" "따뜻한 밥은 밥솥이 해주지 않나...? 그럼 뭐 생쌀 먹고 사나? 🤷‍♀️" "편의점 도시락 사서 데워 먹어" 등 어느 누구 하나 그를 두둔하는 댓글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네티즌은 댓글 대신에 위 광고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 더쿠, GS리테일
한 네티즌은 댓글 대신에 위 광고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 더쿠, GS리테일

그러자 글쓴이는 "회사 기숙사 밥 얘기를 한 것"이라며 "추측성 집단소설을 쓴다"며 면피성 해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난 댓글은 멈추지 않았다. 특히 "댓글이 일방적이라서 다행스럽다"는 반응까지 속속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댓글들 정상이라 안심" "자기 연민 쩌네, 댓글들 정상이라 다행" "댓글이 잘 패주네"라며 쏟아지는 댓글에 공감을 표하며 응원을 보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컷 / Nika Art,     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컷 / Nika Art, shutterstock.com

한편 부부간 가사분담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현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행동은 아직 과거 행태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6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부가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 49%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공평 분담" 응답률이 높았다. 18세 이상 29세까지는 전체의 81%가, 30대는 72%, 40대는 62%가 "공동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였다.

한국리서치 설문조사 결과
한국리서치 설문조사 결과

하지만 이런 인식과는 달리 실제 현실은 큰 격차를 보였다.

설문 결과,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는 여성 응답자는 전체 82%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공동 분담이 잘 되고 있다"는 여성 응답은 고작 16%에 머물렀다.

특히 인식과 실제와의 차이는 기혼 남성보다는 기혼 여성에게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로 미뤄, 맞벌이를 포함한 부부간 가사 분담 문제는 아직은 여전히 남성이 여성에 비해 관습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만큼, 보다 개선이 필요한 숙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home 정병수 기자 jbs728@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