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참변…40대 부사관, 군인아파트서 숨진 채 발견

2023-04-0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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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에는 동료 부사관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내용 포함
육군, 관련 수사내용 경찰에 안 알렸다…부검도 자체 진행

충남 계룡시에서 40대 육군 여성 부사관이 숨진 채 발견돼 군사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3일 오후 경기 광주시 육군 특수전학교에서 열린 '54기 1차 특전부사관 임관식'에서 신임 특전부사관들이 경례하고 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이하 뉴스1
지난달 3일 오후 경기 광주시 육군 특수전학교에서 열린 '54기 1차 특전부사관 임관식'에서 신임 특전부사관들이 경례하고 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이하 뉴스1

지난달 31일 충남경찰청과 육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6시 34분쯤 충남 계룡시의 한 군인아파트 1층 바닥에 부사관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A 씨는 유서에 2017년 육군 참모총장 비서실에서 근무할 당시 동료 부사관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내용을 적었으며, 사고가 난 아파트 단지에는 A 씨가 가해자로 지목한 군인이 거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과 경찰은 수사 주체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현장 감식과 시체 검시에만 참여했다. 군은 유서를 포함한 관련 수사 내용을 경찰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검 또한 군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021년 일어난 고(故) 이예람 중사 성폭력 사망 사건 이후 군대 내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나 성범죄는 군이 아니라 경찰이 수사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이에 대해 충남경찰청은 "육군에서 단순 변사로 처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유서를 비롯한 수사 내용을 전혀 통보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육군은 A 씨의 유서 내용으로 볼 때 해당 사안은 법 개정 전의 일이라며 경찰에 이첩할지, 군이 자체적으로 수사할지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 역시 사건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인권위는 A 씨가 숨지게 된 경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달라는 진정을 접수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A 씨는 사망 당일 충남 논산시의 한 장례식장으로 운구됐다가 대전 자운대 군 영안 시설로 옮겨진 뒤 지난달 29일 발인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충남경찰청 청사 전경.
충남경찰청 청사 전경.
2021년 10월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추모 시민분향소에서 이 중사의 어머니가 딸의 사진을 안고 있다.
2021년 10월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추모 시민분향소에서 이 중사의 어머니가 딸의 사진을 안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kyandsun-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kyandsun-shutterstock.com

home 장연우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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