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235톤… 10년동안 논산 육군훈련소에 '불량 돼지고기'가 공급됐다

2023-04-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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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778억 원 상당의 육류 납품한 전 조합장
'박스 갈이' 수법으로 학교 급식, 마트 등에도 공급

10년 동안 출처를 알 수 없는 돼지고기를 마트와 육군 훈련소, 초·중·고등학교에 공급한 충남지역 축산협동조합 전 조합장 A 씨가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식사 중인 육군 병사의 모습 / 뉴스1
식사 중인 육군 병사의 모습 / 뉴스1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태훈)는 지난 13일 A 씨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현 축산물유통센터장과 판매장 등 8명은 불구속기소됐다.

A 씨 등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박스 갈이'라고 불리는 수법으로 778억 원 상당의 육류를 육군훈련소, 학교 급식업체, 마트 등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외부 육가공업체에서 구입한 돼지고기 박스에서 라벨을 떼어낸 뒤 축협 돼지고기 브랜드를 달아 판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축협 브랜드 제품의 판매 단가는 일반 육가공업체의 단가보다 7.9% 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에서 사온 육가공업체 라벨을 떼어낸 뒤 축협 돼지고기 브랜드를 달은 A 씨 일당 / 이하 대전지검 제공
외부에서 사온 육가공업체 라벨을 떼어낸 뒤 축협 돼지고기 브랜드를 달은 A 씨 일당 / 이하 대전지검 제공
외부에서 사온 육가공업체 라벨을 떼어낸 뒤 축협 돼지고기 브랜드를 달은 A 씨 일당
외부에서 사온 육가공업체 라벨을 떼어낸 뒤 축협 돼지고기 브랜드를 달은 A 씨 일당

검찰은 이들이 납품한 돼지고기 중 일부는 품질이 매우 좋지 않았으며, 수사 과정에서 육군훈련소 급양 대위 담당 대위와 센터 직원들에게 "고기에서 악취가 났다", "핏물이 고여 있었다. 화농(고름)으로 인한 반품이 있었다" 등 증언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A 씨는 지역 축협 조합장으로 22년간 재직하면서 직원들과 카르텔을 형성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매월 정기적으로 상납금을 챙겼다"며 "센터 임직원들도 소규모 업체들에게 부정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하는 등 부패 범죄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 있는 육군 병사의 모습
이등병 계급장을 달고 있는 육군 병사의 모습
home 오영준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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