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범죄, 2차 가해” 경찰,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차단 요청

2023-04-2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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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와 방송심의위원회에 요청
경찰 “2차 가해 점점 심해지는 것 고려”

강남 고층 건물에서 10대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이 SNS를 통해 생중계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게시판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남 테헤란로 전경(왼쪽), 경찰 마크 / 네이버 지도(왼쪽), 연합뉴스
강남 테헤란로 전경(왼쪽), 경찰 마크 / 네이버 지도(왼쪽), 연합뉴스

지난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7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공문을 보내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 게시판의 차단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디시인사이드 측에 사건 발생 당일 올라온 관련 게시물을 삭제해달라고 전했다.

사망 학생에 대한 2차 가해와 모방 범죄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지난 16일 오후 2시 30분쯤, 10대 여학생 A양은 강남 테헤란로의 한 고층 건물에서 극단 선택으로 사망했다. A양은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그 과정을 생중계해 충격을 안겼다.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의 신고로 투신 약 10분 전 경찰과 소방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A양의 극단적 선택을 막지 못했다.

이후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는 A양과 남성 B씨가 극단적 선택을 공모하고 사망 당일 함께 있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또한 A양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이 담긴 SNS 캡처본과 고인을 모욕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업로드됐다.

경찰은 B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A양과 관계, 사건 당일 행적 등을 조사했다. B씨가 A양의 극단적 선택을 도운 정황이 나올 경우 그를 자살방조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해당 사이트가 사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한주희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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