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끼 짬뽕' 먹으면 감기 나을 텐데” 미국 초등학생 눈물에 삼양 측 반응이
2023-04-20 16:00
add remove print link
삼양, 학생 미국 집으로 1박스 배달
학생 “삼양에 잊지 못할 좋은 기억'

삼양식품이 출시한 라면 '나가사끼 짬뽕'이 최애 음식이었던 한국 초등학생이 미국에서 이 상품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가 회사 담당자의 도움으로 한 박스를 선물 받았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4년 뒤 이 학생은 담당자와 온라인에서 만나 잊지 못할 추억을 또 한 번 나눴다.
최근 에펨코리아 등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북대 학생 A씨가 지난해 7월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린 ‘나는 삼양에 대해 잊지 못할 좋은 기억이 있다’라는 글이 갈무리돼 퍼졌다.
메일함을 정리하다가 10년 전인 2012년을 회상한 그는 “초등학생이었을 때 부모님 사정으로 잠시 미국에 있는 고모네 집에 맡겨지게 됐다. 그 당시 내가 한국 음식 중 제일 좋아했던 게 삼양 나가사끼 짬뽕이었다. 누가 나보고 좋아하는 음식 물어보면 1초 만에 ‘나가사끼 짬뽕이요!’라고 대답할 정도였다”라고 운을 뗐다.
어느 날 A씨는 심한 독감에 걸려 일주일째 낫지 않았고, 입맛도 없어 시름시름 야위어가고 있었다. 학교도 못 가고 앓는 와중에 그가 계속 반복했던 말은 “나가사끼 짬뽕 한 봉지만 먹으면 독감 다 나을 것 같은데…”였다.
하지만 그 당시 나가사끼 짬뽕은 육류 함유량이 기준치 이상이라 수출이 안 돼 미국 어디에서도 구할 곳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먹고 싶은 걸 못 먹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이때 깨달았다”면서 “고모가 (라이벌 상품인) 꼬꼬면을 구해다 주셨지만 하얀 국물인 것만 똑같지, 그 맛이 아니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참다못한 A씨는 눈물을 흘리며 삼양 홈페이지 고객 문의란을 통해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미국에 사는 초등학생인데요. 나가사끼 짬뽕을 너무 먹고 싶어요. 나가사끼 짬뽕을 제발 미국 월마트에 팔아주세요. 제가 하루에 10개씩 사 먹을게요”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그런데 며칠 뒤 뜻밖에도 삼양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삼양 해외영업팀장이라는 이는 “우리도 나가사끼 짬뽕을 수출하고 싶지만, 육류 함량 기준치가 높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안하다. 먹고 싶은 그 마음 너무나 잘 안다”며 대신 삼양 미국지사에 남아있는 나가사끼 짬뽕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이에 A씨는 집 주소를 남기고 기다렸고, 이틀 뒤 라면 약 40봉지가 담긴 택배를 받았다. 받자마자 나가사끼 짬뽕을 끓여 먹은 그는 라면 한 그릇에 독감과 마음의 병을 깨끗하게 완치했다.
A씨는 “너무 신난 마음에 학교에서 소심했던 내가 처음으로 학교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나가사끼 짬뽕을 대접했다”며 “근데 의외로 반응이 엄청 좋았다. 맵긴 한데 치킨 누들 수프 같은 맛이 나서 맛있다면서 다들 땀이랑 콧물 줄줄 흘리면서 먹었다. 두 봉지를 챙겨가 가족들과 끓여 먹은 아이와는 절친이 됐다”고 전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A씨는 2016년 갑자기 그때 그 팀장이 생각나 메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놀랍게도 팀장은 4년 전 초등학생이었던 그를 기억하고 있어 감동을 안겼다.
팀장은 “그땐 제가 본사 해외영업팀 팀장이라 권한이 많았다. 저도 출장 중 라면 한 개를 찾아서 밤샌 적도 있어 먹고 싶은 그 마음을 안다”며 “지금은 작년부터 호주에 방출돼 외로이 있고, 나가사끼 짬뽕보다는 불닭볶음면과 갓짜장, 갓짬뽕 시리즈 판촉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불닭볶음면은 호주 현지에 입점시키기 위해 못하는 영어로 맨날 허우적대고 있다”며 “제가 영업에는 자신이 있어서 실적은 안정적으로 달성해놓고 시간이 남으면 한국에 몰래 자주 나간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외국 생활에서의 한국 음식은 큰 위로가 된다”고 공감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경북대 재학생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두 사람이 만나면 재미있겠다"는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