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하며 킥킥…아시아계 조롱한 이탈리아 대학생들의 최후 (영상)
2023-04-2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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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계 미국인 영화감독 향해 비웃어
신상털린 이들에 대학 “응당한 조치 내릴 것”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여대생 3명이 아시아계 승객들을 조롱하고 비웃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파장이 커지자 여대생 3명이 속한 이탈리아의 3개 대학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든 형태의 인종주의와 차별에 반대한다"며 진상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26일(이하 현지 시각) 현지 매체와 미국 매체 넥스트샤크(Nextshark)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계 미국인 여성 영화감독인 마흐누어 유세프(Mahnoor Euceph)는 지난 16일 이탈리아 북부 인기 관광지인 코모호수에서 밀라노로 가는 열차 안에서 겪은 상황을 영상으로 촬영해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공유했다.

당시 유세프는 중국계 미국인 남자친구와 그의 중국인 어머니, 백인 아버지와 함께 열차에 타고 있었다.
유세프는 대각선 방향에 앉은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성 3명이 자신들이 앉은 쪽을 쳐다보며 웃으면서 이탈리아어로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는 처음에는 그들의 행동을 무시했지만, 똑같은 행동이 계속 이어지고 점점 수위가 높아지자 이를 촬영하기로 마음먹었다.
유세프가 공유한 영상을 보면 3명의 여성은 유세프 쪽을 바라보며 중국 인사말인 ‘니하오’ 등 중국어를 흉내 내고 웃음을 터뜨린다.

유세프는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다. 살면서 이렇게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경험한 적이 없고, 남자친구도 같은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에도 인종 문제가 있지만, 유럽은 그보다 20년이나 뒤처져 있다”고 분노했다.
24일 틱톡에 업로드된 이 영상은 여러 SNS 플랫폼을 통해 퍼지면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이 여성들의 ‘신상 털기’에 나섰고, SNS 사용자들은 이들 3명의 인스타그램 계정과 소속 대학을 빠르게 찾아내 대학 측에 이를 고발했다.
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밀라노의 IULM 대학교, 밀라노-비꼬까 대학교, 사크로 쿠오레 가톨릭 대학교로 파악됐다.
이후 3개 대학은 “모든 형태의 인종주의와 차별에 반대한다”고 성명을 냈다. 또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서 학생들은 응당한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들 대학생 3명 중 1명은 유세프에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하고, 영상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유세프는 이를 거부했다.
유세프는 “다음에는 중국인에게 ‘니하오’라고 외치거나 갈색 피부의 사람을 원숭이라고 부르거나 외국인을 협박하고 조롱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길 바란다”며 “당신은 개인적인 평판을 망쳤고,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국가의 평판을 망쳤다. 우리 여행도 망쳤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