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판피린'에 밥 말아 먹는 역대급 특이 식성 아빠 (영상)
2023-05-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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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판피린을 하루 30병씩 마셔온 남성
습관적인 액상 감기약 흡입은 카페인 중독


배우 유아인의 상습 투약 혐의로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일본 여행 가면 많이 사 오는 감기약에 마약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감기약의 안전성 여부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결론적으로 소량이라도 마약 성분이 함유된 국내 감기약은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묶여 소비자들이 마음대로 접근할 수 없다. 의사 처방이 필요하지 않아 수량 제한 없이 누구나 약국이나 드러그스토어(약을 포함해 헬스·뷰티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설)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감기약에는 마약 성분이 들어있지 않다. 남은 것은 일반의약품 감기약의 오남용 문제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으로 수요가 급증한 국내 감기약 시장에서 일반의약품의 경우 액상형인 동아제약 '판피린'과 동화약품의 '판콜'이 수십 년째 양강 구도를 형성해왔다. 또 다른 감기약 부류인 유한양행 ‘코푸시럽’, ‘코푸정’, 종근당 ‘코데닝정’, 대원제약 ‘코대원정’ 등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구매하는 전문의약품으로 구분돼 약국 등에서 마음대로 살 수 없다.
그런데 감기 증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일반의약품 액상 감기약을 피로회복제나 음료수 대용으로 마시는 약물 의존자들이 있다.
1961년 출시돼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광고로 친숙한 판피린은 피로회복제인 박카스와 함께 동아제약을 키운 양대 밥줄이다. 그런데 일부 중장년층들은 박카스보다 판피린이 피로 회복에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걸 못 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카페인 중독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카페인은 각성 효과를 내는 성분이다. 주로 커피, 차, 초콜릿, 에너지 음료 등이 카페인 함유 식품이다.







2016년 SBS 교양 프로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판피린 중독자를 조명해 감기약 오남용 실태를 고발했다.
방송에는 판피린을 40년 동안 매일 30병씩 마셔왔다는 역대급 특이 식성을 가진 김차호(당시 62세) 씨가 출연해 시청자들을 경악시켰다. 어렵게 자라 어릴 적부터 아파도 돈이 없어 싸게 사 먹을 수 있는 판피린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기고 살아온 것.


판피린을 그냥 마시는 걸로는 부족했는지 그는 밥에 판피린 5병을 콸콸 부어 말아 먹는 스킬을 시전했다.
판피린, 판콜 1병의 카페인 함량은 30mg으로, 각각 성인 기준 1회 1병씩, 1일 3회까지만 복용해야 하는 약이다. 카페인에 중독되면 수면장애, 불안감, 심장박동·맥박·혈압 증가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한편 최근 공영방송사 PTS를 비롯한 대만 매체들은 일본 다이쇼제약의 종합감기약 '파브론골드A'에 마약 성분이 들어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 제품은 한국에선 '독하지 않은 약으로, 초기 감기를 잡아준다'고 알려져 일본 여행 때 꼭 사 오는 관광 필수품이다.
문제가 된 것은 파브론골드A에 함유된 '디히드로코데인'이라는 물질이다. 이는 아편에서 추출한 마약 성분인 '코데인'의 구조를 변형한 것으로, 단일제만으로는 마약으로 취급된다. 다만 다른 성분과 혼합해서 쓰면 마약 범위엔 들어가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파브론골드A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 등에서 제한없이 구매할 수 있어 국내에도 파동이 전달됐다.
하지만 국내는 사정이 다르다. 디히드로코데인은 한국에서 만든 감기약인 유한양행 ‘코푸시럽’, ‘코푸정’, 종근당 ‘코데닝정’, 대원제약 ‘코대원정’ 등에 들어있다. 그러나 이들 약은 일반의약품이 아닌 의사의 처방을 받아 구매하는 전문의약품으로 구분돼 약국 등에서 맘대로 살 수 없다.
감기 증상이 있어 병원에서 처방받아 먹더라도, 약에 디히드로코데인 자체가 적게 들어갔기 때문에 정해진 양을 정해진 횟수만 먹는다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