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에게 '이 말' 들은 적 있다면 100% 가스라이팅입니다” (소름 돋는 영상)

가스라이팅은 더 이상 사람들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 범죄를 다루는 기사 곳곳에 가스라이팅이란 단어가 등장할 때가 많다. 가스라이팅은 다른 사람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정, 학교, 연인, 군대, 직장 등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모든 곳에서 가스라이팅이 이뤄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특히 가족만큼 가까운 관계인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가스라이팅에 대해 사람들은 실제로 얼마만큼 제대로 알고 있을까. 가스라이팅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히 나뉘어 있지만 양측이 서로 가해자, 피해자인지 전혀 알아채지 못한 채로 진행되는 가스라이팅도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스라이팅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그린 단편영화가 있다. 과거 유튜브 채널 '필무비'에 과거 올라온 '연인관계에서 가스라이팅이 세뇌되어가는 과정'이라는 영화다. 20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길이지만 연인 관계에서 가스라이팅이 어떻게 이뤄지며 전개되는지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1년째 교제 중인 준서와 수연. 수연을 너무 사랑하고 연애에 행복을 느끼지만 이상하게 자존감이 떨어지고 데이트 한 번 한 번이 편하지만은 않음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가스라이팅에 대한 개념을 듣게 되고 문득 자기가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연애를 하는 게 아닐까 의문을 가지게 된다.

영화는 '연인관계인 준서와 수연의 일상'과 '가스라이팅 관련해 강의를 듣는 준서' 장면이 교차하면서 몰입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초반부 강의 장면에서 여교수는 "이 (가스라이팅) 관계가 무서운 이유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본인들이 정신적인 피해를 주고,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거다. 가해자는 애초에 본인에 대한 근거 없는 확신에 사로잡혀 있고, 피해자는 그런 가해자에게 점점 길들여짐으로써 자신의 궁핍화된 인정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런 사이클이 발전되면서 가스라이팅 관계가 고착화되는 것"이라며 가스라이팅 기본 개념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지는 준서와 수연 대화 장면에서 수연은 "오빠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 "수업이 끝났으면 바로 휴대폰을 봐야 돼? 안 봐야 돼?" "내가 30분에 한 번씩 연락하라고 했지?" "오빠, 기본 예의야. 오빠 연락 기다리는 사람 있는 것도 생각을 해줘야지. 왜 이렇게 배려가 없어?" "진짜 연락 한 번만 더 그래라. 이번은 봐줄게" 등의 말을 준서에게 쏟아붓는다. 이때 준서는 수연의 말을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며 미안하다는 말만 연신 반복한다.

이후 장면들에서 수연의 대사와 행동은 가스라이팅 가해자의 전형적인 수법으로 묘사된다. 반대로 준서의 대사와 행동은 가스라이팅 피해자의 전형적인 태도와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 내용들을 다 포함하는, 연인 사이에서의 가스라이팅 실제 전개 과정은 다음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가스라이팅 체험물로 불리는 또 다른 영화 '사랑의 고고학'이 지난 12일 개봉했다. '사랑의 고고학'은 8년간의 연애와 4년간의 이별의 지난한 과정을 통해 느리지만 꿋꿋하게 변화하는 영실(옥자연)의 서툴지만 단호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배우상(옥자연)과 심사위원특별언급(이완민 감독),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 독불장군상(이완민 감독)과 독립스타상(기윤) 등을 수상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