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중국 편” 한국 영주권 보유한 중국동포 인터뷰가 부른 파장? (영상)

2023-05-1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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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갈등 핵으로 떠오른 중국 동포
중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차별' 직면

국내 사회에 팽배한 혐중 분위기를 타고 조선족이라 불리는 중국 동포(한국계 중국인)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선 조선족을 비판하는 글이 넘쳐난다. 중국인이라는 국가 정체성과 한민족이라는 문화 정체성을 동시에 가진 조선족에 반중 정서가 확장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과거 조선족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방송 내용이 올라왔다.

2019년 5월 KBS 교양 프로 '거리의 만찬'이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사는 조선족 시민들을 인터뷰하는 장면이다.

KBS '거리의 만찬'
KBS '거리의 만찬'

당시 방송 내용을 보면 사회자가 '중국이랑 한국이 축구를 하면 누구 편을 들 생각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한국 영주권을 가진 조선족 참석자는 "저는 중국을 응원하겠다.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중국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게시글에서는 '당연히 한국을 응원한다'는 다른 조선족의 발언은 무시한 채 이 장면만 두드러지게 강조되고 있다. 4년 전 방송된 내용이 최근 한중 갈등 기류가 형성되면서 다시 입길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현시점의 국내 누리꾼들은 "한국에서 중국 응원하면서 왜 한국 영주권 갖고 있나", "왜 같은 동포이지?" 등 험한 말들을 쏟아냈다.

비슷한 맥락으로 3년 전 한 조선족 여성이 틱톡 계정에 출연한 영상도 최근 다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환돼 조선족 혐오를 자극하고 있다.

이하 한국어로 중국 국기를 소개하는 조선족 여성 / 이하 다음 카페 '여성시대'
이하 한국어로 중국 국기를 소개하는 조선족 여성 / 이하 다음 카페 '여성시대'

방송에 출연한 이 여성은 "오늘은 우리나라 국기를 들여다볼 거예요~~고고!"하며 관심을 유도한다. 여기서 말하는 국기는 중국 오성홍기다.

그는 앙증맞게 "국기 속에도 엄마(큰 별)가 있어요. 아기(작은 별)도 있어요. 아기별은 엄마를 감싸고 있어요. 엄마가 있어 아기들은 행복하고 아기가 있어 엄마는 힘이 나요"라고 읊는다.

이 대목에서 여성은 리듬과 가락을 넣어 "붉고 붉은 바탕에 큰 별 하나, 작은 별이 네~개~ 우~리나라 국기는요 오성붉은기!"라고 노래를 부른다.

오성홍기는 공산당을 상징하는 큰 별이 왼쪽 상단에 있고, 그 주변을 노동자·농민·소상공인·민족 부르주아 등 4대 계급을 상징하는 작은 별들이 둘러싸고 있다.


국적이 중국인 조선족이 중국 국기를 선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문제는 영상 뒷배경의 소품에 한국어가 쓰여 있고, 여성의 아나운싱도 중국어가 아닌 한국말이라는 점.

국내 누리꾼들은 "영상 제작 저의가 수상하다"며 조선족을 싸잡아 비난했다.

최근 한중 당국 간 관계 이상으로 양국 민간의 정서 악화가 심각해지면서 불똥은 '경계인'인 조선족으로 튀는 모양새다.

법무부에서 발표하는 ‘출입국 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조선족 체류자는 60만5529명에 달한다.

하지만 조선족을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시민 인식은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 동아시아연구원의 민족·국가정체성 조사에 따르면 2010~2020년 사이 조선족을 한국 국민 혹은 그에 가깝다고 느낀 응답(60.0%→40.1%)은 계속 줄고, ‘남’으로 규정하는 응답(39.5%→60.0%)이 반대로 늘었다. 조선족을 이방인으로 보는 추세가 지금은 더 강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 카페 '여성시대'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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