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맨시티를 가장 강력한 팀으로 만든 펩의 전술
2023-05-2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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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트레블' 눈 앞에 둔 맨체스터 시티
스톤스 볼란치 기용 이후 무패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가 무서운 기세로 트레블을 노리고 있다.
아스널이 지난 21일(이하 한국 시각)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경기에서 0-1로 패배하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가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맨시티는 지난 22일 열린 첼시와의 홈경기에서는 주전 선수들은 모두 뺀 선발 라인업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이번 시즌 초반 경기력이 예년만 못하다는 소리를 듣던 맨시티는 후반기 들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던 아스널에 밀려 시즌 내내 2위에 머물더니 후반기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아스널을 밀어내고 우승을 확정했다.
시즌 중반 주앙 칸셀루가 경기 출전 시간에 불만을 가지고 팀내 논란을 일으키며 잡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칸셀루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시키며 팀을 안정화했다. 그러면서 획기적인 전술 변화로 맨시티를 가장 강력한 팀으로 만들어냈다.
전술가 과르디올라는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라이프치히와의 경기에서 로드리-존 스톤스 투볼란치를 위시한 3-2-4-1 대형을 선보였다. 동시에 4명의 센터백을 기용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팬들은 또 명장병이 돋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과르디올라의 전술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부상 복귀 이후 폼이 오를대로 오른 스톤스의 볼란치 기용은 대성공했다.
당시 맨시티는 수비 시 4명의 센터백 후벵 디아스, 마누엘 아칸지, 나단 아케, 스톤스가 4백을 형성했다. 공격 시에는 스톤스가 로드리와 투볼란치를 이루며 빌드업에 관여했다. 공격 작업에서 3-2 대형을 만들며 중앙 수비수인 스톤스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사용한 것이다.

과르디올라는 이 포지션을 통해 맨시티의 빌드업을 새롭게 완성했다. 최후방부터 최전방까지 수많은 삼각형이 만들어지는 이 대형을 통해 공을 돌리다 보면 어느 순간 공은 상대 팀 골대 앞까지 도달한다.
이전 좌풀백인 주앙 칸셀루를 인버티드 풀백처럼 사용해 3선에 기용하면서 변형 스리백을 만들었던 과르디올라는 센터백인 스톤스를 3선에 기용하면서 더 간결한 대형을 만들어 냈다.
맨시티는 상대를 공격적으로 제압하던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확실하게 후방에서부터 볼을 점유하며 상대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3선에서 공을 소유한 선수는 곧바로 2선의 선수에게 연결하기보다는 상대 팀 선수를 자신에게 끌어들이고 빈 공간으로 볼을 전진시킨다. 동시에 2선의 선수가 전진하면서 수적 우위를 확보하게 된다.
지금의 맨시티는 패스가 일카이 귄도안이나 케빈 더 브라위너에게 연결될 경우 손쉽게 박스 근처로 도달한다. 기존처럼 라인을 무리하게 올리거나 많은 인원을 통해 박스를 공략할 필요도 없다. 최전방에는 적어도 2, 3명의 수비를 끌어들이는 홀란이 위치하고 있다.
특히 4명의 센터백은 굳이 풀백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 단순히 센터백의 역할을 측면에서 수행하면서 다른 선수들과 상호협력한다. 아케와 아칸지가 측면에서 플레이를 지연시킬 때 디아스-로드리-스톤스는 이미 대형을 만든다.

과르디올라는 천재적인 전술로 후반기 맨시티를 가장 강력한 팀으로 만들었다. 특히 리버풀,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 최고의 클럽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상대를 압도했다. 라이프치히전 이후 맨시티는 16경기에서 14승 2무(24일 기준)를 기록 중이다. 무려 52골을 몰아넣었다. 패는 없다.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와 FA컵 결승에 올라 트레블을 코앞에 두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지난 6시즌 동안 PL 우승 5회, FA컵 우승 1회를 일궜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선 부진했다.
과르디올라는 첼시전 후 "6년 동안 5번의 우승은 상상도 못 했다"라며 "이번 우승으로 맨시티가 뭔가 특별한 일을 해냈다는 느낌이 들지만, 최고의 팀으로 인정받으려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완벽하지 않다"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맨시티는 다음달 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결승전을 치른다. 다음달 10일에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챔피언스리그 우승 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