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문자·사이렌 소리… 오늘(31일) 아침 다들 생각났다는 '이 영상'

2023-05-3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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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새벽 경계경보 오발령 소동
온라인서 회자한 BJ 체리 장 영상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오발령이 난 순간 사람들 머릿속에 퍼뜩 떠올랐다는 영상 한 편이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한 가상의 상황을 실제처럼 재현한 BJ 체리 장의 영상이다.

경계경보 오발령 소동이 벌어진 31일 온라인에서 회자한 BJ 체리 장의 영상 캡처 / 유튜브 'Cherry Jang'
경계경보 오발령 소동이 벌어진 31일 온라인에서 회자한 BJ 체리 장의 영상 캡처 / 유튜브 'Cherry Jang'

31일 오전 서울을 비롯해 일부 지역 사람들은 '서울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한다', '국민 여러분께선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받았다. 공습경보를 알리는 비상 사이렌도 1분가량 울렸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혼란을 겪은 사람들은 20여 분 뒤 '오발령'이었다는 행정안전부의 추가 문자를 받고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남쪽으로 우주 발사체(북한 주장)를 발사했다"며 뒤늦게 상황을 전달했고, 서울시가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재차 강조했다.

다행히 별일 없이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으나, 이른 아침을 깨운 재난 문자와 사이렌에 일부 시민들은 실제 전쟁이 난 줄 알고 대피를 준비한 거로 전해졌다.

경계경보가 오발령된 31일 오전 트위터에 올라온 글. 일부 시민들은 실제 대피를 준비했다. / 이하 트위터
경계경보가 오발령된 31일 오전 트위터에 올라온 글. 일부 시민들은 실제 대피를 준비했다. / 이하 트위터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SNS)와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는 "출근해야 할지 대피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짐 싸서 밖으로 나왔음", "옆집사람들 나오는 소리 듣고 뛰쳐나가서 같이 지하철역으로 대피하는데 오발령 문자 옴", "자는데 냅다 큰언니가 집 뛰어다니면서 '옷 입어! 옷 입어!!!' 이래서 급하게 해외여행 가는 줄 알았는데 대피...", "일단 밖에 나갔는데 옆집도 나왔길래 '죄송한데 뭐 때문에 대피하는 거예요?' 하니까 자기들도 모른다함...", "죽는 줄 알고 엄마 둘러업고 지하철역에 왔다"라는 사람들 글이 올라왔다.

31일 오전 한 대학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 에브리타임
31일 오전 한 대학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 에브리타임

일부는 "경계경보 발령된 시점 다시 봐야 하는 체리 장의 영상...", "지금 상황에 체리 장이 생각나네", "재난 문자 뜨는 동시에 체리 장이 생각나더라"라며 BJ 체리 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31일 다수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 언급한 BJ 체리 장 영상 / 이하 유튜브 'Cherry Jang'
31일 다수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 언급한 BJ 체리 장 영상 / 이하 유튜브 'Cherry Jang'

체리 장은 과거 인터넷 방송 도중 갑자기 비상경보 방송이 송출되고 '국가 비상 상황'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뜨는 등의 위급한 상황을 연출한 영상 한 편을 선보였다.

공습 사이렌이 울리면서 화면에 '비상경보 방송체계', '비상사태 알림', '지금은 훈련 상황이 아닙니다. 실제 상황입니다. 현 시간 북한의 핵미사일이 발사돼 서울을 비롯한 전국적 재난이 예상되오니 국민 여러분은 지하 대피소로 대피하십시오. 정확한 대피 후 방송을 시청하십시오'라는 문구가 나타나고, 체리 장은 "지금 5분 50초밖에 남지 않았다. 빨리 가족들한테 사랑한다고 말해라"라며 침착하게 방송을 진행한다.

화면 한쪽에는 미사일이 서울 지역에 떨어지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카운트다운 알림으로 뜨고, 1분이 지날 때마다 '핵미사일 공격까지 몇 분 안 남았습니다. 모두 대피하십시오'라는 경고 메시지가 등장한다.

마음을 조급하게 하는 초침 소리와 경보 소리 등이 마치 실제 상황인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현대미술가 류성실 작가가 2018년 퍼포먼스 차원에서 만든 이 영상은 강력한 연출 덕에 여럿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해당 영상을 본 사람들은 "너무 소름 돋아요", "보기만 해도 마음이 조급해진다", "새벽 3시 불 꺼진 방에서 우연히 봤는데 심장마비 올 뻔했다", "보다 보니까 진짜 마음이 불안하고 조급해지네요", "예상치 못하게 계속 반복되는 공습경보, 타이머가 째깍째깍 돌아가는 소리, 머리에 이고 있는 5분 타이머 장치, 음성변조, 화장, 어울리지 않는 의상, 화면에 시끄럽게 움직이는 각종 정보들. 이 모든 게 머릿속에 한 번에 들어와 어지럽게 펼쳐지는데 그 속에 사회비판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영상 전체를 관통하네요"라고 말했다.

2018년 12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BJ 체리 장의 영상에 31일 오전 여럿의 댓글이 달렸다.
2018년 12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BJ 체리 장의 영상에 31일 오전 여럿의 댓글이 달렸다.

오발령 소동이 난 이날, 일부는 4년 전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이 영상을 다시 찾아보기도 했다.

유튜브, 'Cherry Jang'
home 김혜민 기자 khm@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