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연봉 10억인데 의사 1명도 지원 안했다

2023-06-0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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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A 병원이 2번이나 낸 채용 공고
지원자 단 한 명도 없는 심장 전문의

연봉 10억을 줘도 의사를 구할 수 없다는 충격적인 실태가 밝혀졌다.

지난 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청주의 A 병원은 지난 4월 초 “심장내과 전문의 3명을 1인당 연봉 10억 원의 최고 대우로 초빙한다”는 채용 공고를 의사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냈다.

숙소도 병원에서 제공하고, 수술·시술 인센티브와 식대 등도 별도로 지급한다고 공고했다. 특별한 경력은 필요 없고, 학회 참석 역시 보장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SBS '낭만닥터 김사부'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SBS '낭만닥터 김사부'

근무시간은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고, 토요일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다. 일요일과 다른 공휴일은 쉰다. 야간·주말 당직이 있다.

그런데도 마감일인 지난달 13일까지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2차 공고를 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 병원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최고 조건으로 채용 공고를 냈는데 지원자가 없어 당혹스럽다”며 “추가 공고 때 연봉을 더 올리고, 근무시간은 더 줄여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연봉 10억’에도 의사를 못 구하는 상황의 일차적 원인은 필수 진료과인 심장내과 전문의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이지만 힘들고 수입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대한심장학회 등이 올 4월 발표한 ‘심장내과 전문의 수급 추계’에 따르면, 올해 심장내과 전문의는 36명이 부족하다. 부족한 의사 수는 내년에 76명, 2025년엔 120명으로 늘어난다.

SBS '용팔이'
SBS '용팔이'

청주 A 병원이 이번에 뽑으려 했던 의사는 심장내과 전문의 중에서도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 환자에게 스텐트 시술 등을 하는 심혈관 시술 전문의라고 한다. 그런데 한 해 20~30명 정도만 배출된다. 대도시에 있는 45개 대형 병원(상급 종합병원)에도 한 명씩 배치할 수 없을 만큼 적은 숫자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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