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 만점에 60점도 안 되는 5명이 서울대 법대 합격한 전설적인 실화
2023-06-1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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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에 노루가 뛰논다’ 영어로 하라고 하자 ‘관악마운틴 노루 점핑’
치열한 눈치작전 와중에 '에라, 모르겠다' 덜컥 지원했는데 모두 합격
1980년 치러진 학력고사(340점 만점)에서 200점 이하 저득점을 기록한 다섯 명이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합격했다. 200점 이하라면 수능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때 60점이 채 되지 않는 점수다. 이런 점수로 입학할 수 있었던 건 당시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시엔 지금처럼 입시 정보가 풍족하지 않은 까닭에 발품을 팔아 얻은 정보로 치열하게 눈치를 봐가며 입학에 지원해야 했다.
당시 눈치작전은 300점 이상 고득점자들이 대거 하향 지원을 할 정도로 치열했다. 눈치작전 와중에 원서 마감 5분 전에 200점 이하 저득점자들이 ‘에라, 모르겠다’란 심정으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원서를 접수했는데, 놀랍게도 이들이 모두 합격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1981년 1월 29일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합격자들은 ‘관악산에 노루가 뛰논다’ ‘법대 교수’ ‘너는 참아다오’ 등을 영어로 말해보라는 면접 교수의 질문에 ‘관악마운틴 노루 점핑’ ‘티처 오브 법대’ ‘유 니드 노 에너지’라고 태연하게 대답하는 느긋한 배짱을 부려 면접 교수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경향신문은 “합격자 발표장에 나온 수험생들도 이들이 모두 합격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 얘기로 수근거렸으며 법대에 합격한 한 수험생은 사법고시에도 정원제가 있어 미달할 경우 자동합격된다면 이들의 합격은 틀림없을 것이며 ‘하면 된다’는 위대한 교훈(?)을 일깨워준 인간승리의 표본이 아니겠느냐며 쓴웃음을 지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학력교사 시절 명문대에 지원하려면 270점을 넘겨야 했다. 당시 인문계 대학교 학과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들었던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의 커트라인은 310점 이상이었다. 200점 이하 점수로 들어가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던 셈이다. 합격자 다섯 명의 점수로는 서울대학교는커녕 명문대에 지원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경향신문은 1983년 12월 29일자 신문에 ‘명문대 지원 270점 넘어야’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같은 해 12월 31일자 조선일보는 270~284점을 기록한 수험생이 수험생이 명문대 사범대에 진학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서울대학교는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개원해 법학에 관한 학사학위 과정을 따로 둘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