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출범 이후 첫 '인종차별' 징계…울산 현대 선수들, 고개 숙였다 (+징계 수위)
2023-06-2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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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사상 첫 인종차별 관련 징계
구단에도 벌금 부과...“수위는 해외 사례 참고”
인종차별적 언사로 논란을 빚은 K리그1 울산 현대 선수들이 징계를 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최근 SNS를 통해 인종차별적 농담을 주고받은 울산 현대 선수들의 징계를 결정했다.

이날 연맹 측은 울산 소속 이명재, 이규성, 박용우에게 각각 1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500만 원 징계를 내렸다. 인종차별적 언급이 없었던 정승현은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울산 구단에는 선수단 관리 책임을 물어 제재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연맹 측은 "선수들이 특정 인종이나 개인을 비하하거나 모욕하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은 아니지만 피부색과 외모 등 인종적 특성으로 사람을 구분하거나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것 역시 인종차별 내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징계 양정에 있어서는 차별적 인식이 내재된 표현을 SNS에 게시한 경우에 관한 해외 리그의 징계 사례들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인종차별과 관련해 상벌위원회가 열린 것은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상벌위에 출석한 선수들을 대표해 취재진 앞에 선 박용우는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 이번 일로 인해 정말 많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언행을 신중히 하고 조심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박용우, 이규성 등 일부 울산 현대 선수들은 지난 10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을 승리한 뒤 동료 이명재의 활약을 칭찬하며 그의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남겼다.

이들은 "동남아 쿼터 든든하다", "사살락 폼 미쳤다", "사살락 슈퍼태킁(태클)" 등 말을 남겨 논란을 모았다. 사살락은 2021년 동남아시아쿼터로 전북 현대에서 뛴 선수다. 그는 현 태국 국가대표다.
이를 본 축구 팬들은 사살락의 실명이 등장한 게 이명재의 피부색이 까무잡잡하다는 이유로 선수들끼리 서로 놀리는 과정에서 나왔다며 인종차별적인 언사라고 비판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울산 현대 구단과 박용우, 이규성 등은 SNS에 사과문을 올리며 공개적으로 미안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