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논란 후 쉽지 않았던 복귀…단 두 가지로 일어섰다 [인터뷰 종합]

2023-06-2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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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논란 이후 영화 '귀공자'로 돌아온 김선호
“연기는 항상 절실, 팬분들이 부족한 부분 채워줘”

배우 김선호가 힘든 시간을 견디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연기에 대한 절실함과 초심을 가슴에 품고.

김선호는 최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위키트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 스크린 데뷔작 ‘귀공자’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위키트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선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하 스튜디오앤뉴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위키트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선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하 스튜디오앤뉴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 ‘신세계’, ‘마녀’로 주목받은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다. 김선호는 극 중 정체불명의 추격자 귀공자 역을 맡았다.

이날 김선호는 “‘마녀1’, ‘신세계’를 재미있게 봐서 감독님의 세계관에 일단 팬심으로 다가갔다. 감독님은 정말 거짓말처럼 급작스러운 질문을 해도 1초 만에 답이 나온다. 캐릭터의 전사를 다 준비하고 기본 틀을 쓴 것처럼 한다”며 “완전 리얼함보다 만화적인 요소, 판타지가 가미됐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판타지를 꿈꾸지 않나. 그걸 채워주는 좋은 연출자가 아닌가 싶다”고 박훈정 감독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첫 영화 현장은 어땠을까. 그는 “기회가 많더라. 한 신을 찍는데 연습을 5시간 하고 공을 많이 들인다. 물론 모든 작품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현장에서 3시간 연습하는 것과는 집중도가 다르더라. 모든 스태프가 나를 보고 있고, 다양한 면에서 고민하고 땀 흘리니 긴장도 된다. ‘나 때문에 누군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집중하니까 발전적인 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귀공자 캐릭터는 구축 과정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을 원하셨다. 배우는 감독이 원하는 캐릭터를 구체적으로 구현시켜야 한다. 감독님이 처음 레퍼런스를 주신 건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시계태엽 오렌지’였다. 기준이 없나 싶을 정도로 범죄를 저지르는 친구인데 그 웃음소리가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어떻게 웃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이톤도 있었고 안 웃을 법한 웃음소리도 있었다. 제가 준비한 것과 다른 것을 감독님과 조율했다. 감독님이 말투는 자유롭게 놔두셨다. 그렇게 같이 의견을 내면서 같이 만들어 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선호는 지난 2021년 10월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종영 직후 전 여자친구 A씨가 폭로한 사생활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그는 고정 출연 중이던 KBS2 '1박 2일'에서 하차하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사건이 커지자, A씨는 “저와 그분 모두 진심으로 사랑했던 시간이 있는데 저의 일부 과격한 글로 인해 한순간 무너지는 그의 모습에 저도 마음이 좋지 않다. 그분에게 사과받았고, 서로 오해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김선호가 다시 대중 앞에 서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귀공자’는 김선호의 사생활 이슈로 시끄러운 와중에도 하차가 아닌 함께 가는 것을 선택한 작품이다. 박훈정 감독은 “김선호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나는 영화를 중단시킬 생각이 없었다”며 김선호를 향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김선호는 “감독님과 제작사 대표님께서 당시에 ‘나는 괜찮은데 할 수 있겠어?’라고 물어보시더라. 굉장히 남자다운 느낌이었다. 내 입장에서는 이미 나 때문에 영화가 조금 미뤄졌고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참여하는 것 자체로 감사한 일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김선호에게 연기는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그는 “연기가 늘었으면 좋겠다. 가끔 친구들이 작품에 관해 ‘어땠어?’ 하면 ‘내 무습다’라고 말한다. 이번에도 느꼈는데 대본을 보다 막히는 장면이 있으면 배우가 해결하고 감독님보다 더 잘 알아야 하지 않나. 감독님이랑 상의할 때마다 자괴감이 들더라. 그럴 때 ‘난 죽어야 돼’라고 얘기한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찾아가는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저는 원래 느린 사람인데, 제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좋은 레퍼런스가 있기 때문이다.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되지 않나. 나도 내가 처음일 수 있는 레퍼런스를 만들어 보고 싶다. 그게 나의 목표이자 희망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선호는 “언론시사회가 끝나고 정신이 없었는데 팬분들이 계신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시 괜찮아졌다. 사실 좀 힘들었는데, ‘잘 봤어요’하는 팬분들을 보고 ‘아 저분들 덕에 이런 날이 오는구나’하고 감격했다. 언제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는 것 같다”며 한결같이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home 김하연 기자 iamh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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