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아이 엄마 혐오 확실히 있는 것 같다” 글, 갑론을박이 거세다

2023-06-28 14:15

add remove print link

“범죄자 욕하는 댓글보다 무개념 엄마 욕하는 댓글이 더 많아”
“실제 아기 동반 여성이 무개념이라고 판단되면 무조건 비판”

최근 논란이 일었던 비행기 창문 스티커 사건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이하 MS Bing Image Creator
이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 이하 MS Bing Image Creator

지난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아이나 아이 엄마를 향한 혐오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최근 논란이 일었던 비행기 창문 스티커 사건을 언급하며 아이 엄마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이 편파적이라고 주장했다.

비행기 창문 스티커 사건은 한 아이 엄마가 지역 맘카페에 아이가 비행기 창문에 스티커를 붙인 사진을 올려 논란이 일었던 사건이다. 다수 네티즌은 비행기 안전, 다른 승객들의 편의 등을 고려하지 않은 아이 엄마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나는 비혼이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결혼 생각해 본 적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라며 "오늘 랭킹뉴스 훑어보다가 너무 놀랐다. 오만가지 범죄 뉴스보다 비행기에 자국 안 남는 스티커 붙이고 놀았던 아기 뉴스가 더 랭킹 높더라. 범죄자 욕하는 댓글보다 무개념 엄마 욕하는 댓글이 더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뭔가 전 국민이 자기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기 동반 여성한테만큼은 개념 탑재 여부를 평가할 권리가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실제 아기 동반 여성이 무개념이라고 판단되면 앞에서든 뒤에서든 신나게 깔 준비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한 네티즌 A씨는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며 길빵하고 침 뱉는 사람들한테는 아무 말도 못 하면서 유독 애랑 애 엄마한테만 뭐라고 하는 사람들 많다. 음식점에서 깔깔대고 웃으면서 어른들이 밥 먹으면 아무 말 못 하면서 애들 웃고 떠드는 건 또 싫다며 시비 건다. 왜 그런지 말해주겠다. 애랑 애 엄마는 만만하니까. 애 아빠는 건들지도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또 네티즌 B씨는 "얼마 전 식당에 갔는데 옆 테이블 아이가 막 찡찡거리더라. 아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아들 둘 키워봐서 충분히 이해하고 전혀 신경 안 쓰는데 그 엄마가 계속 우리 눈치 보면서 안절부절못했다.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내가 아들 키울 때 마음이 생각나서 눈물이 나더라"라고 털어놨다.

네티즌 C씨도 "완전 혐오 사회다. 예민하고 날이 서고, 사회에 불만 가득한 사람들이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 이제 부모보단 미혼이 많아지는 세대인데 아이와 그 부모를 보는 시선이 더욱 부정적일 거다. 경험해 보지도 않고 일단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각종 무개념 부모의 사례를 보통 부모들에게 대입하며 색안경 낄 거다"라며 공감했다.

그러면서 "저도 아이 엄마지만 아직 그 어디에서도 무개념 부모 본 적 없다. 다들 조심하고 타인 시선 엄청나게 의식한다. 방송에서 얌전하고 착하고 순한 아이들만 나오니 모든 아이가 그럴 거로 생각하는 것 같다. 밖에서 떼쓰고 울고 말 안 듣는 아이들은 대부분 훈육의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왜 타인을 배려하고 관용의 시선을 갖기보다 점점 힐난하고 배척하기만 하는 사회가 된 건지 정말 안타깝다"라며 씁쓸해 했다.

반면 네티즌 D씨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아이 엄마를 혐오하는 게 아니다. 이런 잘못된 자식 사랑을 잘못된 줄도 모르고 남에게 피해가 가든 말든 자기 자식만 위하는 엄마들을 혐오하는 거다. 누구도 아이 엄마를 혐오하는 사람은 없다. 엄마가 아니라 개념 있는 아이 엄마면 싫은 소리도 안 할뿐더러 애 키우느라 고생 많고 고맙다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아이 엄마라는 네티즌 E씨는 "애 엄마인데 솔직히 말하면 애가 잘못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크게 반감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감싸주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문제는 애가 잘못해도 애를 핑계로 자기 잘못까지 없던 일로 하려는 부모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주변의 도움과 배려를 사과와 감사로 대하지 않고 무례를 강요하는 일이 자꾸 벌어진다. 그런 일들로 자꾸 주목받으니까 아이 키우는 게 힘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