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복용 중단하세요”…치매 치료제 섞인 탈모약 유통돼 '긴급 회수'

2023-07-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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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약' 현대미녹시딜정 회수 조치
제조 공정 중 치매약 타미린정과 섞여

탈모약을 복용 중인 사람이라면 주의 깊게 봐야 할 소식이 떴다.

현대약품의 탈모약 '현대미녹시딜정'에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제가 섞여 회수 조치 됐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 증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Aisylu Ahmadieva-Shutterstock.com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 증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Aisylu Ahmadieva-Shutterstock.com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대미녹시딜정에 치매 치료 약으로 알려진 타미린정이 섞여 있다는 약사 신고를 받고 제품 회수에 나섰다고 1일 밝혔다.

두 약은 같은 곳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타미린정 8㎎ 30정짜리 한 병이 탈모약 공정 과정에서 섞이면서 현대미녹시딜정 라벨이 잘못 붙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약품의 '현대미녹시딜정'(왼쪽)과 치매 치료제 '타미린정'(오른쪽)  / 약학정보
현대약품의 '현대미녹시딜정'(왼쪽)과 치매 치료제 '타미린정'(오른쪽) / 약학정보

문제가 된 약은 현대미녹시딜정 8㎎ 30정 제품 중 제조일이 올해 5월 15일인 제품(제품번호 23018)이다. 사용 기한은 2026년 5월 14일로 표기돼 있다. 회수 대상은 총 1만 9991병이다.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제품이 잘못 들어간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를 복용한 소비자가 있는지도 파악 중이다.

현대약품 측도 소비자에게 의약품 회수 사실을 알렸다.

공표에는 "'1등급 위해성'을 지닌 해당 의약품을 약사법 제72조에 따라 긴급 회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위해성 등급은 총 3개로 나뉘는데, 위해성이 1등급으로 평가되는 때는 △의약품 등의 사용으로 완치불가능한 중대한 부작용을 초래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우 △치명적 성분이 섞인 경우 △의약품 등에 표시 기재가 잘못돼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경우 등이다.

현대미녹시딜정 의약품 회수에 관한 공표 / 현대약품
현대미녹시딜정 의약품 회수에 관한 공표 / 현대약품

이와 관련 현대약품 측은 연합뉴스에 "타미린정이 들어간 현대미녹시딜정이 추가로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당일 생산 제품 전체를 자진 회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제품이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전에 회수해 복용한 소비자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식약처 처분을 기다리는 중이다. 보상이 필요한 사례가 발생하면 법적 절차에 맞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증고혈압 치료제인 미녹시딜 /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증고혈압 치료제인 미녹시딜 / 식품의약품안전처

현대미녹시딜정은 원래 중증고혈압 환자가 혈압을 조절하기 위해 복용하는 치료제(혈압강하제)이지만, 발모에 효과가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탈모인들의 오프라벨(허가 외 목적·적응증 외 처방)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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