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바꿔치기… '폐기' 삼각김밥 몰래 팔다 딱 걸린 CU (+공식 입장)

2023-07-0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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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삼각김밥 유통기한 바꿔 판 CU
CU 본사 측 “해당 점포에 시정 조처”

한 편의점이 폐기 처분해야 할 삼각김밥을 몰래 재판매하다 딱 걸렸다.

겉 포장에 붙은 유통기한을 교묘하게 잘라내고 가짜 유통기한을 덧붙여 소비자를 속였다.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iuliia_n-Shutterstock.com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iuliia_n-Shutterstock.com

'유통기한 속여 파는 CU 편의점'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3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와 여럿의 주목을 받았다.

글쓴이 A 씨는 해당 글에서 "경기 화성시의 한 CU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구매했다"며 "한 입 깨물었는데 (밥이 생쌀처럼) 매우 단단했다. (속 재료인) 마요네즈도 상했는지 입 안에 비릿함과 시큼함이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삼각김밥 포장지를 확인한 A 씨는 유통기한 표기가 이상한 점을 발견, 원래대로라면 제품 정보가 담긴 스티커에 유통기한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훼손된 것을 확인했다. 그 옆에는 '7월 4일'이라고 적힌 견출지가 붙어 있었다.

A 씨가 3일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삼각김밥 겉 포장에 견출지(노란 화살표 표시)가 붙어 있고, 거기에 7월 4일이라는 날짜가 기재돼 있다. / 이하 보배드림
A 씨가 3일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삼각김밥 겉 포장에 견출지(노란 화살표 표시)가 붙어 있고, 거기에 7월 4일이라는 날짜가 기재돼 있다. / 이하 보배드림

A 씨는 즉시 해당 편의점 측에 "견출지로 붙인 유통기한이 맞냐?"고 물었으나, 편의점 점주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유통기한을) 재차 물어봤지만, 확실한 대답을 주지 않았고, 항의했으나 인정하지 않았다. (사진 속) 표시를 보면 알겠지만 원래 (기재된) 유통기한 하단이 동글한 것을 보면 최소 6월 30일"이라며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이어 "오늘이 7월 3일이니 3일 지난 걸 판 거고, (견출지에) 4일로 찍은 걸 보니 4일 지난 걸 팔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부분 삼각김밥 유통기한은 겉 포장지에 붙은 스티커 상단에 적혀 있으나, A 씨가 구매한 삼각김밥은 이 부분(빨간 동그라미 표시)이 훼손돼 있다.
대부분 삼각김밥 유통기한은 겉 포장지에 붙은 스티커 상단에 적혀 있으나, A 씨가 구매한 삼각김밥은 이 부분(빨간 동그라미 표시)이 훼손돼 있다.

대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은 계산할 때 바코드를 찍으면 편의점 포스기(결제 전산 시스템)에서 경고음이 울리거나 아예 찍히지 않는데, 이 삼각김밥이 문제 없이 계산된 건 해당 점주가 다른 바코드를 대신 찍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점주와의 대화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A 씨는 CU 본사에 민원 전화를 넣었다. 다만 상담원의 응대로 기분만 더 상했을 뿐 이렇다 할 해결책은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상황을 전달받은 상담원은 A 씨에게 "주의 조처하겠다"고 했고, A 씨는 "(이후 점주가 받을) 페널티(처벌) 상황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상담원은 "그렇게까지는 못 한다"며 A 씨 요구를 거절했고, A 씨가 "그럼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하겠다"고 하니, 상담원은 "그러면 저희가 주의를 줄 필요도 없겠네요"라고 답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명확한 사태 파악을 위해 삼각김밥 제조업체에 직접 연락한 A 씨는 제조사 측으로부터 "(유통기한이 적힌) 스티커를 누가 고의로 잘라낸 게 맞다. 견출지로 붙인 것은 가짜"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 등 신선식품.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Sorbis-Shutterstock.com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 등 신선식품.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Sorbis-Shutterstock.com

더쿠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내용이 확산하자, 네티즌은 혀를 내둘렀다.

무더운 날씨 탓에 금세 상할 수 있는 김밥을 유통기한을 속여 판 점주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삼각김밥은 비교적 저렴한 편인 데다, 대부분 프랜차이즈 편의점은 폐기 지원 제도가 있어 일부 보상을 받을 수도 있는데 왜 이런 행동을 벌였냐는 것이다.

네티즌은 "여름엔 유통기한이 안 지나도 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여름에 음식 잘못 먹으면 큰일 나는 거 모르나?", "날도 더운데 탈 나면 어떻게 하려고 저렇게 장사를 해?", "식중독 걸리면 어떻게 책임지려고", "앞으로 유통기한 꼼꼼하게 보고 사 먹어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본사 대응이 더 황당하다", "상담원 뭐야? 일을 더 키우네...", "본사 대응 저게 맞아?", "상담 대응 매뉴얼도 없나?라며 CU 측 대응을 문제 삼기도 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Johnathan21-Shutterstock.com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Johnathan21-Shutterstock.com

논란이 커지자, CU 본사 측은 4일 조선닷컴을 통해 "이번 일로 고객께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상담원의 부적절한 응대와 관련해서도 "고객께서 불쾌하셨다면 저희가 잘못한 게 맞다"며 고개를 숙였다.

CU 측은 "해당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점포 측에 즉시 시정 조치를 취했다. 이 사안을 엄중히 보고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가맹 계약에 근거해 더욱 적극적인 관리를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또 "특정 점주의 일탈로 성실히 점포를 운영하는 다른 가맹점주들에게 간접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철저한 가맹점 관리를 통해 최상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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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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