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봉 4700만원인데 줄퇴사…회의실 녹음이 풀렸다 (영상)
2023-07-0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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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회의 끝나면 귀 씻었다”
우수 기업으로 소문난 중소기업의 실체
'출근이 지옥'이라는 한 중소기업의 실태가 드러났다.
지난 7월 MBC는 흙막이 시설을 전문 시공으로 하는 건설업체 A기업 실상을 보도했다.
A기업은 지난 5월까지 신입 사원 6명이 들어왔지만 퇴사자가 14명이나 된다. 본사에만 30명이 일했던 이 회사는 지금은 18명만 남아있다.
평균연봉 4700만 원에 여러 복지도 잘 갖추고 있는데 의외다. A기업 대표이사(74)는 대기업 건설회사 출신으로, 자신의 회사를 이끌면서 산업부장관 표창까지 받았다.

그런데도 퇴사자가 줄 잇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MBC는 지난 2월 A기업 영업 회의에서 녹음된 대표이사 목소리를 공개했다.
대표이사는 "영업부 너희는 무슨 계획을 세웠어. 이 XX놈들아. 어? 야 이 XXX들아, 얘기해 봐. 물었잖아"라고 했다. 대답을 하면 한다고, 안 하면 안 한다고 욕했다.
그는 "이 X같은 XX야, 항상 하는 게 XX놈아 맨날 핑계만 대고 XXX야. 첫째 목표가 없고 시간 개념이 없는 XX는 빨리 잘라야 해. 알았냐"라며 해고 협박까지 했다.

욕설의 대상은 간부들도 예외가 아니다. 대표이사는 "대답을 하려면 다해, XX야. 왜 B과장만 대답해. 임마, C부장. 너도 임마, D부장도"라고 말했다.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에 오니까 임원도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헤매고 앉아있어. XXXX들이 와가지고 XX하니까 내가 입에서 욕이 안 나오나!"라고도 했다.
특히 그는 '노조 혐오'가 강해 보인다. 대표이사는 "가장 나쁜 놈이 전교조하고 얄궂은 노조 뭐 이런 놈들, XX한 XXX들이 나라를 망친 주범들이 XXX들이야"라고 말했다. 임산부가 있는 사무실에서도 욕설은 그치지 않았다.

이런 회의가 끝나면 직원들은 화장실에서 귀를 씻었다고 한다. 한 직원은 입사 3개월 만에 공황 장애가 생겼다. 직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를 해도 돌아오는 건 해고였다. 두 달치 월급도 못 받고 잘린 직원도 있었다.
A기업 구인 광고에는 회식 강요가 없다고 돼있지만, 점심시간엔 술을 자주 마셨다.
대표이사는 "X가지 없는 XX, 죽을라고. 쇠파이프 없나"라는 폭언도 했다. 그는 "사람 열받게 하는 XXX야. 주둥아리를 함부로. XX로 혓바닥을 XX까. 마스크 내려. 이 XXX아. 내가 혓바닥 다 XX게"라고도 했다.

직원 E씨는 "'저런 모욕적인 말을 듣고 왜 다니지' 생각을 했지만 막상 당해보니까 저처럼 한 가정의 가장이고 그만두지 못할 사정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직원 F씨는 "손이 막 부들부들 떨려요. 삶의 의욕도 없고 다음 날 회사 가지 말까, 회사 가지 말까..."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자기가 이 회사의 왕이고, 밑에 내가 돈 주고 부리는 노비들, 노예들. 욕해도 되고 때려도 되고 신분제같이 뭐 왕놀이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결국 대표이사는 과태료 400만 원과 근로감독을 받았다. 하지만 입장을 묻는 MBC엔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