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푹 쉬었다...” 해병대 전역자가 본 해병대 실종 사건

2023-07-1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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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실종자 찾다가 급류에 휩쓸린 일병
온라인에 확산하는 해병대 전역자의 글

안타까운 사고에 한 긴 글이 온라인에서 주목받으며 확산하고 있다.

19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병대 전역자가 본 해병대 실종사고'라는 제목의 글이 퍼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이하 '해병대' 인스타그램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이하 '해병대' 인스타그램

글쓴이는 해병대 1사단 출신이라고 주장했다. 아직 구체적인 진위를 전부 확인할 순 없지만, 그가 전한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또한 충격적이다.

다음은 해당 글 전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전역자고 아는 대로 써봄. 전역 시점은 5년 좀 넘고 1사단 상륙기습 보병대대 출신임.

지금 피해자는 포병대대 출신인데 간단히 말하면 포병대대에는 구명조끼가 없을 거임. 보병대대에서도 상륙기습 같은 곳은 늘 바다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구명조끼가 널널한 수준 이상으로 많고 수색대대도 마찬가지인데 포병대대는 당연하지만 병과나, 특기 훈련에서도 바다에 갈 일이 적기 때문에 부대 내에 구명조끼를 비치해놓을 일이 없음. 당장 같은 보병대대인 유격이나 공정도 구명조끼를 상륙기습대대에서 빌려다 쓰는데.

그래서 난 처음 실종 소식 들었을 때

1. 아 수색대원들 투입해서 하다가 실종된건가 했는데 수색대 얘기 없고 사진상으로도 수색대 복장 아니길래

2. 아 그럼 상륙기습 대대 같은 보병대대에서 갔나 했는데

3. 포병대대라는 기사 보고 머리가 멍해졌음. 당장 보병대대 내에서도 유격이나 공정은 물에서 보내는 시간 별로 없어서 힘들텐데. 보병대대도 아니고 포병대대를 보냈다?

4. 그런데 계급이 일병이라네. 여기에서 나는 한숨 또 푹 쉼. 왜냐하면 일병 계급이면 아직 전투수영 시즌도 안 보낸 짬이라는 거거든. 전투수영도 아직 안 끝낸 애를 급류에서 수색 작업 시켰다? 전투수영 다 마쳤어도 저런 급류면 힘들텐데 몇 달간 물에서 지내는 수색대 애들도 힘들 판인데 참...

그래서 나는

1. 애초에 왜 구명조끼도 없는 포병대대를 거기에 배치했냐

2. 수영 특기랑 거리가 먼 포병대대를 구명조끼도 안 빌려다놓고 왜 배치했냐

3. 그것도 전투수영 시즌도 안 겪어본 일병을 왜 배치했냐

책임자 색출해서 조사하고 왜 저런 결정 내렸는지 따져야지,

그냥 한 명의 비극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19일 오전 9시쯤 경북 예천군 호명면 석관천 인근에서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를 수색 중이던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천 모 일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최초 신고자인 지역 주민이 연합뉴스에 전한 말에 따르면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 없이 장화를 신고 일렬로 내성천에 몸을 담갔다고 한다. 수륙양용 장갑차 투입도 보류될 정도로 유속이 빨랐는데, 장병들은 무방비로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수영 훈련 중인 해병대들. 1사단이 아닙니다.
전투수영 훈련 중인 해병대들. 1사단이 아닙니다.

해당 부대 측은 구명조끼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건 시인하면서도 "물에 들어갔을 때 깊지 않았으며 소방 당국과 협의가 이뤄진 하천간 도보 수색 활동이었다. 유속이 낮은 상태에서 지반이 갑자기 붕괴할 줄 몰랐다"라고 해명했다.

천 일병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해병대 장병들 / 이하 뉴스1
천 일병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해병대 장병들 / 이하 뉴스1

밤 10시 10분 기준, 천 일병 수색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천 일병을 찾기 위한 야간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천 일병을 찾기 위한 야간 수색이 계속되고 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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