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웬만한 남자들보다…” 세 아이 아빠가 성별 바꾼 이유 (눈물)

2023-07-2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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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생활 도중 정체성 깨달았다고 고백
뒤늦게 자신의 본모습을 알았다는 사연

아빠였다가 엄마가 됐다는 사연이 방송에 나왔다.

지난 7월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여수아(49) 씨가 출연했다.

그는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남성이었다. 외국인 여성과 결혼해 세 아이의 아빠로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여성이 됐다.

이하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이하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여 씨는 "어렸을 땐 제가 다른 취향이 남자인 줄로만 알았다. 초등학생 때 바늘로 귀를 뚫었다. 대학생 때는 머리를 길러 염색을 하고 눈썹도 길렀다. 중성적인 옷차림을 자주 했는데, 그저 여리고 여성적인 취향을 가진 걸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늘 회사 생활이 버거웠다. 그러다 건강이 안 좋아졌다. 형제 한 분도 병으로 떠났다. 한국말을 아직도 잘 못 하는 아내를 10년 간 케어했다. 첫째 아이는 중증 자폐아다. 대소변도 못 가린다. 부모님도 모셔야 하는 형편이다"라며 "나는 웬만한 남자들보다 돈도 더 잘 벌어야 했다"고 털어놓다가 눈물을 흘렸다.

여 씨는 "내 안의 진짜 내 모습을 깨달았다. 나는 펜섹슈얼 성향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성별이 무엇이든 사람을 사람으로서 좋아한다"고 했다.

여 씨는 3년 전 주변 사람들에게 정체성을 고백했다. 지인들의 98%는 그를 떠나갔다. 2년 전 아내와 이혼했고, 현재 주말에만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아내에게 처음 털어놨을 때 아내의 첫 반응은 "그럴 줄 알았다"였다고 한다.

여 씨는 11살 아들, 10살 딸, 8살 딸 이야기도 했다. 그는 "녹색 어머니회 활동 등 학부모 모임에도 열심히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좋아하는 춤을 맘껏 출 수 있어서 좋다"며 웃었다.

아이들은 여자가 된 여 씨를 큰 언니라고 부른다. 어느 날 막내가 "큰 언니는 왜 여자가 되고 싶어?"라고 물었다고 한다. 여 씨는 "성별 요정이 씨앗을 반대로 물어줬어. 원래 내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야"라고 답했다. 그러자 아이는 "요정은 왜 그런 실수를 하고 그래"라고 했다.

여 씨는 "나 스스로에게도 당당하고 세상에도 당당하고 싶지만,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봐 그게 걱정이다. 한국 사회가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MC 서장훈은 "사람의 욕심이, 처음엔 여자가 되는 게 우선이었을 거다. 여자가 되니까 아이들이 보이는 거다. 바람이 커진 거다. 스스로 당당한 문제와는 조금 별개의 문제다. 나중에 아이들이 좀 더 크면 학교에 오지 말란 얘기를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잘해주고 설명해줘라. 우리 사회에서 트랜스젠더들을 보는 시선이 과거보다는 달라졌지만 스스로 견디는 인내가 중요하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게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MC 이수근은 "고모라고 해라. 친가쪽인데 뭐 어때. 굳이 우리 아빠 트랜스젠더라고 할 필요가 있냐"라며 농담도 던졌다.

서장훈은 "선택만큼 감당해야 할 일도 있다. '세상이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변해가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수근이 "수아가 잘못한 건 없어"라고 말하자 여 씨는 또 눈물을 보였다.

home 김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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