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새벽 5시부터...” '신안 염전 노예' 충격 인터뷰 공개 (내용)

2023-07-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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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가 폭로한 신안 '염전 노예' 실태
충격 고백 “23년 간 하루 16시간 일해”

한 유튜버가 전남 신안군 신의도에서 23년 간 염전 노예로 일한 남성의 사연을 공개했다.

23년 간 염전 노예로 일한 남성과의 인터뷰 / 이하 유튜브 '망기토TV'
23년 간 염전 노예로 일한 남성과의 인터뷰 / 이하 유튜브 '망기토TV'

지난 22일 유튜브 '망기토TV'에는 '23년 동안 염전 노예, 하루 16시간 무임금 노동착취 // 전라도 신안 신의도 충격 인터뷰'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유튜버 망기토는 전남 신안군 신의도에 입항한 뒤 "안전을 위해 헬멧부터 쓰도록 하겠다"며 "약점 부위(머리)가 노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을 썼다"고 알렸다.

이어 "도착하고 보니까 염전이 엄청나게 많다"며 마을 깊숙한 곳으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윽고 남성 한 명이 염전에 있는 걸 발견한 망기토는 그에게 다가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도했다. 남성에게 과일 음료를 건넨 망기토가 "여기 어르신이 다 관리하시는 거냐"고 묻자 남성은 "아니요, 둘이서요"라고 답했다.

망기토가 "이 넓은 곳을 두분이서 하시는 거냐, 그럼 작업 시간이 어떻게 되시냐?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하시는 거냐"고 되묻자 남성은 "새벽 5시쯤 나온다"며 "염전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고 말했다.

23년 간 염전 노예로 일한 남성과의 인터뷰
23년 간 염전 노예로 일한 남성과의 인터뷰

이를 들은 망기토가 "그럼 선생님께서는 이 업을 얼마나 하셨냐"고 다시 묻자 남성은 "주인이 아니라 종업원"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대답해 다소 '싸함'을 느낀 망기토는 좀 더 심층적인 질문을 시작했다.

남성은 "이 동네 온 지는 23년째"라며 "배가 고파서 (왔다)"고 답변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망기토가 "그래도 가장 걱정되는 게 선생님 같은 분들, 혹시 또... 여기 그렇지 않느냐"고 말하자 남성은 "염전 주인이 외부 사람이 들어와 몰래 카메라 찍고 하면 안 좋아한다"며 "부모가 자식을 찾는다고 하는데 여기서 이런 일 하고 있으면 좋아하겠느냐"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남성은 망기토가 "선생님은 어떻게 23년이나 일을 하신 거냐"고 묻자 "나는 부모님도 아무도 없기 때문에 TV(영상)에 나와도 아무 상관 없다"며 염전 주인이 잘 챙겨주냐는 질문에 "잘 챙겨준다"고 대답했다.

다만 그는 "그전에는 급여가 없었지만 지금은 그래도 준다. 전에는 급여를 안 줬지만 지금은 안 그런다"며 "기본금은 한 달에 200만 원"이라고 답해 충격을 자아냈다.

23년 간 염전 노예로 일한 남성과의 인터뷰
23년 간 염전 노예로 일한 남성과의 인터뷰

이에 대해 망기토는 "한 달에 200만 원이요? 새벽에 나와서 저녁에 들어가는데..."라며 자막으로 '옛날엔 안 주던 급여를 지금은 줘서 만족해하는 어르신'이라는 내용을 삽입했다.

망기토는 "어쨋든 나와서 일하는 시간만큼은 보장이 돼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들이 많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은 "그래도 200만 원이 어디냐"고 말하며 웃었다.

이내 착잡하고 속상한 표정을 지은 망기토는 다시금 남성에게 "선생님께서는 다른 데로 가시고 싶은 마음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남성은 손사레치며 "없다"고 말했다.

망기토는 남성과 악수하며 "항상 건강하시라. 그냥 왔지만 도움도 드리고 싶은데 진짜, 정말 여기가 괜찮으시냐"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진짜 괜찮으신 거 맞죠?"라고 물으며 "한 번만 안아드리겠다"고 그에게 다가가자 남성은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마다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 했다.

끝내 망기토와 포옹을 허락한 남성은 "다른 염전에서는 카메라 들면 큰일 난다, 주인이 보면 욕한다"며 그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분노한 망기토
분노한 망기토

자신의 차로 돌아온 망기토는 "아니, 챙겨줄 건 챙겨줘야 하잖아. 이런 곳은 진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곳"이라며 "새벽 5시에 나와서 밤 늦게 까지 일하는데 월 200만 원이 말이 되냐. 심지어 예전엔 아예 안 줬다네? 염전 사이즈 영상으로 보시지 않았냐, 둘이서 관리하는 것도 다행이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이건 아니지. 우리가 흔히 부르는 염전 노예, 어르신은 아니라고 하시는데 그냥 어디 오갈 데가 없으니까..."라며 분노와 함께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고용노동부 등 정부 기관에서 제대로 실태조사, 전수조사를 했으면 한다"며 "내가 진짜 마음 아픈 건 어르신께서 웃음을 잃지 않으시더라. 그런 점에서 정말 많이 배우게 된다. 제발 모든 분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눈물을 흘렸다.

이후 망기토는 마트에 들러 남성을 위한 주전부리를 전달한 뒤 신의면 사무소를 방문했다. 그는 "간략하게라도 한 번 얘기는 해봐야 할 것 같다"며 면사무소 직원을 상대로 "새벽 5시에 나와서 저녁 한 8-9시까지 일을 할 때 월급이 200만 원 정도다. 이치에 안 맞는 것 같은데 혹시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물었다.

이에 면사무소 직원은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못 해도 최저 시급은 받아야 한다"며 "초과 근로는 1.5배인가요?"라고 답했다.

분노한 망기토
분노한 망기토

직원에 답변을 뒤로 하고 나온 망기토는 "이게 일반적인 상식에서 나오는 거고 일반적인 대답"이라며 "근데 왜 여기는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아니 하나도 미치지 않는 그런 추태를 보이느냐고"라고 분노했다.

망기토는 "왜 여기는 하나도 도움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거냐. 외면하고 무관심한 거잖아"라고 영상을 마쳤다.

한편 망기토는 지난 23일 게재한 영상에서 뉴스 제보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는 JTBC 기자와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며 "취재가 하루빨리 결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신의도 입항 시 이상하게 느꼈던 부분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망기토는 "인터뷰를 끝내고 목포항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끊을 때 매표소 여직원분께서 '여기 사람 아니죠?', '혹시 주민도 데려가는 거 아니죠?'라고 얘기 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며 "만약 추가 임금을 받을 의도로 물어 본 거였으면 '다른 일행이 있는 거 아니죠?'라고 물어보는 게 일반적일 텐데 주민을 데려가는 거 아니냐고 물어본 건 정말 섬뜩했다"고 회상했다.

home 강민선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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