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인데요… 오늘 역대급 진상 손님 만났습니다

2023-08-22 12:28

add remove print link

알바생 “주민이 버린 쓰레기 아파트서 치워야”
동대표 “내 말 한마디면 편의점 망해” 으름장

물건을 정리하는 편의점 직원. 본문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물건을 정리하는 편의점 직원. 본문과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퇴사각’을 재게하는 진상 손님 유형이 추가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편의점 알바하는데 오늘 역대급 진상 왔다'는 제보 글이 올라와 개드립, 고급유머 등 다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편의점 역대급 진상 왔다' / 온라인 커뮤니티 '고급유머'
'편의점 역대급 진상 왔다' / 온라인 커뮤니티 '고급유머'

아파트 단지를 마주한 편의점에서 일한다는 A씨는 "오늘 아파트 동대표라는 아저씨가 으쓱으쓱하며 들어오더니 '내가 누군지 아느냐. 아파트 동대표다'면서 뭔가 리액션을 바라는 표정으로 가만히 날 쳐다보더라"며 사연을 꺼냈다.

A씨가 "뭐 찾는 물건 있으세요"라고 물으니, 동대표는 다짜고짜 "앞으로 아파트 정자 청소를 해라"고 통보했다.

정자 자료 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 뉴스1
정자 자료 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 뉴스1

아파트 입구 옆쪽에 큰 정자가 있는데 사람들이 A씨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와서는 아파트에서 먹고 안 치운다는 것이었다. 그 뒤치다꺼리를 앞으로 편의점에서 하라는 소리였다.

A씨 편의점이 좀 작은 편이고 외부에 테이블이 없어 손님들이 가까운 아파트 정자로 가서 먹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정자에서 배를 채우는 손님들은 대개 아파트에 사는 학생들이었다. 애들이 우르르 몰려와 컵라면에 물 받아서 정자 쪽으로 이동하는 처지였다.

억울한 생각이 든 A씨는 "외부인도 아니고 아파트 주민들이 먹고 버린 쓰레기는 아파트 쪽에서 치워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동대표는 "편의점에서 나온 쓰레기이니 당연히 편의점에서 치워야 한다"고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어이가 없어진 A씨는 "편의점에서 나온 쓰레기는 다 편의점이 치워야 하나? 그쪽(동대표)은 치킨 배달시켜 먹으면 치킨집에서 나온 쓰레기니까 와서 치우고 가라고 전화하냐"고 따졌다.

그랬더니 동대표는 "건방지게 어디서 큰소리치느냐"며 "내가 누군지 아느냐. 여기 동대표다"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이어 "내가 주민들에게 '이 편의점 가지 마라' 한마디만 하면 여긴 망한다"고 윽박질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컵라면 자료 사진. / mujijoa79-shutterstock.com
기사와 관련 없는 컵라면 자료 사진. / mujijoa79-shutterstock.com

전혀 주눅 들지 않은 A씨가 "그런 말은 우리 점장님한테 하라. 난 알바니까 손님들 없는 게 더 편하다"고 쏘아붙이자, 동대표는 "알바 싸가지 없다"고 중얼중얼하며 편의점을 나갔다.

A씨는 "그 아저씨 때문에 교대할 시간인데 청소도 못 하고 30분 넘게 시간 잡아먹었다"며 "지금까지 진상 엄청 왔는데 이 아저씨가 역대급인 것 같다. 피곤하다 정말"이라고 호소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자 치워야 할 돈은 아파트 관리비에서 나와야", "아파트 공용부지 청소를 편의점이 하면 청소 비용 지급해야", "동대표도 벼슬이라고", "동대표가 편의점 쓰지 말라고 안 쓸 주민이 몇 명이겠나", "정자를 편의점 손님만 이용하게 한다는 조건이면 몰라도" 등 비난 반응을 쏟아냈다.

반면 "동대표 입장도 이해된다", "외부 테이블 설치하면 깔끔하겠네"라는 중도적인 목소리도 약하게 나왔지만 이내 묻혔다.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