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벽 보며 잠 못자게 했다” e스포츠판 발칵 뒤집은 대형 폭로

2023-09-0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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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이지훈 나와 일할 때 극심 갑질”
이지훈 “내 모든 것을 걸고 사실 아니다”

이지훈(왼쪽) 젠지e스포츠 단장과 김윤환. 이지훈 사진은 페이스북에서 가져온 것이고 김윤환 사진은 MBC 게임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이지훈(왼쪽) 젠지e스포츠 단장과 김윤환. 이지훈 사진은 페이스북에서 가져온 것이고 김윤환 사진은 MBC 게임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e스포츠판을 발칵 뒤집은 폭로가 터졌다. 전직 프로게이머인 김윤환이 e스포츠 커뮤니티 PGR21에 글을 올려 이지훈 젠지e스포츠 단장으로부터 극심한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지훈은 이를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김윤환은 6일 올린 글에서 자신에 대해 2004~2009년 모 e스포츠 팀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했고 은퇴 후 코치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다른 e스포츠 팀에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지훈이 감독으로 있을 때 코치인 자신에게 온갖 폭언과 갑질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코치로, 이지훈이 감독으로 있었던 2011년 이지훈 감독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저를 끊임없이 괴롭혔다”면서 “그 당시 저는 최고 권력자였던 이지훈의 폭언에 대항하면 다시는 e스포츠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지훈이 2011년 결혼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부모가 운영하던 여행사를 통해 공짜로 신혼여행을 보내 달라고 강요했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부모님이 운영하고 계시는 회사이고, 제게도 매우 큰 돈이었기 때문에 바로 답변을 하지 못했고 제가 주춤거리는 사이 이지훈의 괴롭힘은 점차 강도가 높아졌습니다. 이지훈은 저와 단둘이 있을 때는 물론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도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폭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김윤환은 이지훈이 ‘시XX끼 하는 것도 없는 게 연봉 X나 높네’라고 욕설을 하는가 하면 새벽 1, 2시쯤 ‘벽 보고 서서 XX 자지 말고 그대로 있어라’라며 4, 5시간 동안 서서 잠을 자지 못하도록 강요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지훈의 ’일진놀이‘ 희생양이 돼 하루하루 괴로웠다고 말했다. 김윤환은 이지훈의 압박으로 인해 일정 금액만 받고 유럽 신혼여행 왕복 패키지를 선물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이후에는 마치 자신의 볼일은 끝났다는 듯이 제 아버지의 회사를 통해 여행을 가려고 하는 팀원들에게 ‘왜 비싸기만 한 그 여행사를 통해 가려 하느냐’고 비난해 제게 공개적인 모욕감을 줬습니다. 이는 마치 학교폭력으로 피해자의 물건을 빼앗아 실컷 사용해 놓고 ‘사용해 보니 너한테 뺏은 물건 별로다’라고 던진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김윤환은 이지훈이 다른 동료들에게도 폭언과 인신공격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난 일이라 이지훈 감독 신혼여행 당시 계약서는 없다. 목격자들의 증언이 전부다”라면서 “다만 감사하게도 이 상황을 알고 있는 예전 선수단 동료들 대부분이 실명을 거론해도 괜찮고 증언해야 할 상황이 오면 증언을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지훈은 “김윤환의 주장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라면서 자신을 겨냥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날 PGR21에 올린 글에서 “젠지 이스포츠의 단장직을 걸겠다. 아니 제 모든 것을 걸겠다”라면서 “김윤환에게 신혼여행을 무료로 보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그런 말을 한 적도, 뉘앙스를 풍겼던 적도, 그걸 목적으로 폭언을 퍼부었던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윤환 아버지가 신혼여행을 보내주고 싶다고 먼저 제안해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했다.

“저희 부부가 김윤환 아버님께 드린 금액은 패키지 가격의 절반가량이었습니다. 호의를 받는 입장에서 금액이 금액인지라 그냥 받을 수는 없었지만 호의를 베푸시겠다는 상황에서 전액을 드리지도 못했습니다. 호의를 끝까지 거절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습니다. 하지만 김윤환이 이야기하는 정황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호의를 받은 입장에서 김윤환 아버님의 여행사를 험담할 수가 없습니다. 젠지 이스포츠 단장직과 제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확인드립니다.”

이지훈은 “폭언, 인신공격을 일삼아가며 e스포츠 구단의 감독과 단장으로 절대 활동할 수는 없다”라면서 “제가 그런 사람이었다면 훨씬 예전부터 김윤환 코치가 주장하는 이야기가 나돌았을 것이다. 저는 그런 악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김윤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김윤환, 이지훈과 같은 e스포츠팀에 있었던 김성대는 7일 아프리카TV 방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 역시 이지훈으로부터 대놓고 비하를 들었으며 김윤환이 겪은 일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김윤환이 겪은 일을 직접 목격하진 못해 완벽한 증인이 돼줄 수는 없지만 직접 목격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