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하게 쓰인 먼지제거제 '판매 전면 중단'… 생각지도 못 한 이유 때문이다

2023-09-0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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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하게 쓰인 먼지제거제
대형 생활용품점서 판매 중단

몇 번만 분사하면 제거가 어려운 곳의 먼지를 쉽게 없앨 수 있어 유용하게 쓰인 '먼지제거 스프레이' 판매가 중단됐다.

본래 용도와 다르게 오용된 탓이다.

생활용품점에서 판매되는 먼지 제거용 스프레이가 부적절한 용도로 쓰인 사태를 지난 7일 JTBC가 단독 보도했다. 사진은 JTBC 보도 화면 캡처 / 유튜브 'JTBC News'
생활용품점에서 판매되는 먼지 제거용 스프레이가 부적절한 용도로 쓰인 사태를 지난 7일 JTBC가 단독 보도했다. 사진은 JTBC 보도 화면 캡처 / 유튜브 'JTBC News'

생활용품 판매점에서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던 먼지제거제가 마약 대체제로 쓰이면서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JTBC가 7일 단독 보도했다.

JTBC에 따르면 평균 2000~3000원대 가격에 판매된 먼지 제거 스프레이가 일부 마약 중독자 사이에 마약 대체제로 오용됐다.

생활용품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먼지 제거 스프레이 / 유튜브 'JTBC News'
생활용품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먼지 제거 스프레이 / 유튜브 'JTBC News'

이 스프레이는 강력한 바람을 분사해 컴퓨터나 에어컨, 차량 내부 등 미세한 틈에 쌓인 먼지를 제거하는 제품인데, 부적절한 용도로 쓴 것이다.

액상이 아닌 기체 제품으로, 제조사에 따라 그냥 공기만 들어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액상 가스가 포함돼 있다. 강력한 압력으로 배출되는 방식 때문이다.

문제가 된 건 액화석유가스(LPG) 등이 포함된 제품이었다. LPG는 유전에서 원유를 채취하거나 원유 정제 시 나오는 탄화수소 가스를 비교적 낮은 압력(6~7㎏/㎝2)을 가해 냉각 액화시킨 것으로, 프로페인(프로판)과 뷰테인이 주성분이다. 이외에 메틸알코올(메탄올), 아세트산 에틸 등이 담긴 스프레이도 있다.

스프레이의 본래 용도는 구석이나 좁은 틈에 쌓인 먼지를 강력한 바람을 분사해 제거하는 것이다.     / 유튜브 'JTBC News'
스프레이의 본래 용도는 구석이나 좁은 틈에 쌓인 먼지를 강력한 바람을 분사해 제거하는 것이다. / 유튜브 'JTBC News'

대부분 이런 성분은 휘발성이라 뿌리면 쉽게 기체가 돼 날아가지만, 스프레이 내부에 액체 상태로 압축돼 들어있는 탓에 흡입할 경우 휘발성 성분이 그대로 흡수되고, 몸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상 증세 중 하나가 바로 환각이다. 이를 알아챈 일부 마약 중독자는 단속 위험이 없는 대체 마약으로 이 스프레이를 부적절하게 사용, 심지어 사재기까지 했다고 한다.

실제 마약 중독 치료 병원에 입원한 일부 환자들이 이 스프레이를 몰래 가지고 들어온 사례도 적발돼 골칫거리라고 한 병원 관계자는 JTBC에 전했다.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이 JTBC에 먼지 제거 스프레이 흡입의 위험성을 전하고 있다.     / 유튜브 'JTBC News'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이 JTBC에 먼지 제거 스프레이 흡입의 위험성을 전하고 있다. / 유튜브 'JTBC News'

환각은 물론 중독성이 심한 데다, 이를 흡입할 경우 뇌 손상 등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JTBC 취재가 시작되자, 이 제품을 취급해 온 한 대형 생활용품 판매업체는 즉각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JTBC News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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