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한 풀어드리고 싶다”던 대전 교사 학부모 폭로 계정, 돌연 사라졌다
2023-09-1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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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 개설 이틀 만에 팔로워 2만 명 넘겼지만…
“선생님께서 고통받으신 4년 동안 이어갈 것”
대전 초등학교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넣은 가해 학부모의 신상을 폭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라졌다.


지난 10일 대전 초등 교사와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인스타그램 계정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계정은 하루 만에 팔로워 1만 명, 이틀 만에 2만 명을 넘길 정도로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는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계정에는 학부모 가족의 얼굴 사진, 전화번호, 주소, 직업, 사업장이 표시된 게시물 40여 건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24년 차 여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살인자와 그 자식들의 얼굴과 사돈의 팔촌까지 공개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혹자는 선을 넘는다고 할 수 있지만 저들 때문에 (숨진 교사의)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다. 노부모는 교사로서 촉망받던 어여쁘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사랑하는 딸을 잃었다. 부모는 돌아가시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 이 심정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나. 두 아이는 엄마를 떠나보내 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방법으로 그들의 잘못을 일깨워 주고 싶다.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뿌리 뽑고 싶다"라고 계정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계정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계정주의 폭로를 옹호하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사실 확인이 안 된 내용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계정주는 지난 11일 국민일보를 통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과도한 사적 제재라는 비판에 대해 "사적 제재가 법치국가에서는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적 제재를 가한 사람은 응당 법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생각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각오하고 있다. 그러나 나의 행동은 타인의 잘못된 행동을 알리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공익적 목적으로 바라봐 주면 감사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와)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다"라며 "그러나 사회적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면 누군가는 나서서 총대를 메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심정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한을 풀어 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라고 했다.
또 '언제까지 폭로를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선생님께서 고통받으신 4년 동안 (폭로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그 전에 공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법과 관련된 문제들이 제정됐으면 좋겠다"라고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