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면접 성폭행' 일어난 부산 스터디카페는 이곳… 면접자 충격증언 떴다

2023-09-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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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전에 X에 올라왔던 피해 경험담… 알고 보니 가해자 같았다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부산 서면 스터디카페 / X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부산 서면 스터디카페 / X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한다는 글을 올려 여성을 유인한 뒤 성폭행한 30대 남성으로부터 유사한 피해를 당했다는 증언이 8개월 전 나왔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피해 여성이 최소 수십 명인 것으로 드러나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취재에 나서는 등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지난 6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성매매 알선,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직업안정법 위반 등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 상태에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아르바이트 지원자인 10대 재수생 B양을 속여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자기를 스터디카페 관계자라고 속이고선 "더 쉽고 더 좋은 일이 있다"며 옆 건물 키스방으로 데려갔다. 키스방에 있던 남성 2명이 “이런 식으로 일한다. 실습하겠다"며 B양을 성폭행했다.

성폭행을 당한 뒤 성병까지 옮은 B양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유족과 지인들은 직접 SNS를 통해 스터디카페 면접을 빙자한 유사 성매매 제안 피해 사례를 수집했다. 그 결과 A씨로부터 유사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라란 권유를 받은 10, 20대 여성이 최소 수십 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씨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외에도 성매매 알선,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직업안정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유다.

범죄가 발생한 스터디카페 / KBS부산 뉴스 영상 캡처
범죄가 발생한 스터디카페 / KBS부산 뉴스 영상 캡처

이와 관련해 한 여성이 지난 1월 친구가 당한 피해를 언급하며 문제의 스터디카페를 고발하는 글을 SNS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여성 C씨는 지난 1월 21일 X에 올린 글에서 부산 서면의 한 스터디카페가 아르바이트 사이트에 올라온 이력서를 보고 여자들한테 연락해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한 뒤 실제로 찾아가면 룸살롱에서 일하는 걸 권유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그는 "공익을 위해 작성한다"면서 지원한 곳이 아닌데 먼저 연락이 오면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업체 이름을 적시하면 고소당할 수도 있다고 해서 지웠다"며 "다들 주의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고 했다.

이후 10대 재수생이 스터디카페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자 C씨는 지난 8일 X에 다시 글을 올려 “사건이 발생한 곳과 친구가 피해를 입은 곳이 동일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의를 당부하기 위해 피해자인 친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한 여성이 X에 올린 게시물. 스터디카페에서 피해를 입을 뻔한 친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다.
한 여성이 X에 올린 게시물. 스터디카페에서 피해를 입을 뻔한 친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다.

C씨가 재수생 사망 사건을 다룬 기사의 링크를 보내며 ”서면 스터디카페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저번에 네가 갔던 곳 아니냐. 영상에 모자이크가 돼 있긴 한데 네가 갔던 곳의 위치랑 비슷한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러자 친구는 "어떡해. 저기 맞아. 내가 갔던 곳이야"라면서 “똑같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데 그 스터디카페야. 미친 거 아니냐”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때) 나도?”라고 덧붙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친구는 "들어가면 옛날 노래방 문처럼 감금할 수 있는 큰 철창이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덩치 큰 남자 2명이 나를 면접했다. 나 너무 무섭다. 그때 (남자들이) 손에 1만원을 쥐여주면서 입막음하듯이 보내줬다. 나는 ‘할 생각 없다’며 ‘스터디카페인 줄 알고 왔는데 아니어서 안 한다’고 했다"며 당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이와 관련해 C씨는 "(당시) 아르바이트 사이트 쪽에 '스터디카페 구인 공고 보고 면접에 가니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자고 권유했다. 업장 계정에 조처할 수 없냐'고 문의했지만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이 지경이 된 게 참담하고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올린 공식 X에 올린 공지.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올린 공식 X에 올린 공지.

사망자를 비롯해 피해자가 수십명에 이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것이 알고 싶다’도 나섰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12일 공식 X에 “지난해 10월부터 부산 서면의 한 스터디카페에 총무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온 여학생들을 다른 장소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30대)에 대해 아시거나 유사한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라는 공지를 올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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