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서 온가족 폭행에도 “함께 있을래요”…맨발 여중생의 가슴 아픈 근황

지난 5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가족들이 여중생을 집단 폭행한 사건과 관련, 부친이 과거에도 딸을 학대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경찰서가 최근 여중생 A양 아버지와 어머니, 고등학생 오빠를 아동학대 처벌법 및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이 소식은 지난 13일 국민일보를 통해 전해졌다.

이들 가족은 지난 5월 15일 거주 중인 아파트 인근 거리에서 A양이 병원 문진표 작성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복부를 때리는 등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CCTV 장면을 보면 아버지는 도망치는 A양을 쫓아가 복부를 가격한 뒤 쓰러진 A양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을 가했다. 이후 오빠와 어머니도 합세해 무릎을 꿇고 비는 A양을 때렸다. 이들 가족은 행인이 주변을 지나가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20여 분간 A양을 폭행했다.

경찰은 당시 목격자 신고로 출동해 부모와 오빠를 검거했다. 이후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연락하지 못하도록 임시 조치했다.

경찰은 피해자와 피의자 진술, 범죄 피해 평가 및 프로파일링 분석 등을 종합한 결과 A양에 대한 가족 일부의 신체 학대가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A양은 경찰과 구청 등 관계기관 조사에서 "가족들이 꼬집거나 발로 찬 적이 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A양 아버지는 "딸을 강하게 훈육한 적이 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양은 사건 초기 "가족에 대한 처벌과 분리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아동 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공통으로 보여주는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가해 부모는 A양을 병원에 보내려 하다 우발적으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경찰은 A양의 질병 이력과 상관없이 아동학대 혐의가 충분히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아동보호 의견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아동학대가 인정돼도 가정 회복을 위해 검찰 송치 시 '아동보호'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아동보호 재판으로 내려지는 보호처분은 형사처벌보다는 가벼운 처분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사건에 아동보호 의견을 적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A양 학대가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A양은 현재 임시 거처에 머물며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A양이 집에 돌아가면 재학대를 당할 위험성이 있다"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