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20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에게 한 말
2023-09-19 17:55
add remove print link
이재명, 작은 목소리로 대화 이어가
문 전 대통령은 단식 중단 촉구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병상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 위로했다.

문 전 대통령은 19일 오후 3시 28분께 이 대표가 입원 중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도착했다. 약 30분 동안 이 대표와 면담을 나눈 뒤 이날 오후 3시 56분께 병원에서 나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병원을 떠났다.
문 전 대통령은 병원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이 대표 병실을 찾았다. 병실에 들어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를 찾아가 손을 꼭 잡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어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상태로 침대 옆에 앉아 대화를 이어나갔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링거랑 수액만 맞고 곡기는 여전히 안 한다면서"라며 병상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에게 안부부터 물었다. 이 말을 들은 이 대표는 작은 목소리로 "생각이 없어가지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문 전 대통령은 "내가 열흘 단식을 했었는데, 그때도 힘들었다. 그런데 지금 20일째니까. 얼마나 힘들까 싶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 대표는 '세상에 힘든 사람이 더 많다'는 취지로 추정되는 답변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4년 당시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관련해 김영오 씨가 한 달을 넘게 단식하자 본인도 이에 동참해 열흘 동안 단식한 적이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은 단식 중단을 권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런 마음은 우리가 충분히 공감한다. 또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도 길게 싸워나가야 하고, 이제 국면도 달라지기도 한다"며 "빨리 기운 차려서 또 다른 모습으로 다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향해 하는 말인 듯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로 추정되는 답변을 남겼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방문 당시와 병문안 후 몸을 일으켜 배웅하려고 했지만 문 전 대통령이 만류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두 손을 꼭 잡고 손을 놓지 않았다"며 "대통령은 천준호 비서실장과 병원장에게 '주변에서 이럴 때일수록 단식을 그만두게 해야 한다',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수 있게 병원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대표는 20일째 단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