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여대생 "남친한테 생일선물로 가방을 받았는데… 좀 빡칩니다" (이유)
2023-09-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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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누리꾼 "그 심정 이해할 수 있다"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 다니는 여대생이 자신처럼 대학생인 남친에게 생일선물로 가방을 받았는데 남친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25일 에브리타임에 올렸다. 여대생은 왜 남친을 성토한 것일까.

글쓴이는 명품 선물을 바란 게 아니라고 했다. 부자인 이모에게 받은 여러 명품 가방을 평소 데이트할 때 자주 들고 다녔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집도 적당히 잘사는데 이모가 부자야. 근데 다 아들뿐이라 이모가 옷이랑 가방 등을 다 내게 주고 선물로도 사줘. 그래서 명품 가방을 꽤 갖고 있어. 평소 데이트하거나 놀러 갈 때도 자주 들어. 가방 한두 개만 주야장천 드는 게 아니라 다양하게 많이 들고 다녀. 그런데 이번 생일에 남친이 선물로 가방을 사줬어. 차라리 에코백이면 이해라도 할 수 있어. 그냥 명품을 적당히 카피한, 싸지도 않은 20만~30만원 선의 20대 여자 가방 브랜드에서 가방을 사준 게 너무 이해가 안 가. 예쁘거나 유니크하지도 않아. 차라리 요즘 유행하는 수제 뜨개 가방이거나 그냥 파격적인 디자인의 깜찍한 가방이면 이런 생각도 하지 않아.”

글쓴이는 “남친은 자기가 선물한 거니까 내가 평소에 들고 다니길 바라겠지만 난 아무리 선물받은 거라도 예쁘지도 않고 유니크하지도 않은 가방을 들고 다니기가 싫다”라면서 “몇 번 남친에게 보여주려고 든 후에는 그냥 방에 처박아 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들고 다니지 않을 바엔 환불받으라고 하고 싶다면서 “차라리 5만원짜리 스타벅스 상품권을 받아도 이것보단 덜 화날 듯하다. 선물에 받는 사람에 대한 고민이 진심으로 하나도 안 담긴 것 같다”고 했다.
뜻밖에도 상당수 누리꾼이 여대생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시계 마니아에게 페라가모 시계를 사준 격이다. 차라리 (훨씬 저렴해도 시계 전문 브랜드인) 세이코의 시계를 사주지”라고 말했다. 이 댓글에는 “말이 와닿는다. 나도 시계 좋아하는 편이라 구찌나 아르마니 브랜드의 시계를 선물로 받으면 손목에 차기도 싫다. (훨씬 저렴함에도) 시티즌이나 카시오의 시계를 받는 게 천만 배 낫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몽블랑 지갑을 갖고 있는데 여친에게 O폴 지갑을 선물받았다는 글이 생각난다”고 했다. “제일 안 좋은 선물이 근본 없는 브랜드의 제품이나 안 예쁜데 가격이 싸지도 않은 선물이다. 차라리 근본 있는 브랜드의 향수나 립스틱이 훨씬 좋은 선택”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여대생을 비판하는 누리꾼도 있다. 한 누리꾼은 “에코백이나 수제 뜨개 가방을 정말 받았으면 그 자리에서 헤어지고 했을 것이다. 그나마 짝퉁이라도 20만~30만원짜리를 사주니까 집에 와서 궁시렁대는 거 아니냐”라고 힐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대학생 남친한테 수백만원짜리 명품백을 사달라는 시대인데 연애를 하겠니, 결혼을 하겠니”라고 말했다.
이런 반응도 있었다.
“남자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하진 않나 봐요. 전 그냥 나를 생각해서 뭔가 사줬다는 게 참 기특하고 기쁘던데. 전 평소 몇백만원짜리 시계 차고 다니지만 여자친구가 20만~30만원짜리 시계 사주면 기꺼이 차고 다닙니다. 나한텐 그 몇백만원짜리보단 그 시계가 훨씬 값어치가 있으니까.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환불 얘기를 꺼내진 않습니다. 상대방 상처받는 것도 생각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