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신용카드 빌려서 명품 쇼핑한 전청조… 다들 어리둥절한 부분 (+영수증)

2023-11-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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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 명목으로 빌려 놓고…
지인 카드로 명품 쇼핑한 전청조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가 다른 사람 명의 신용카드로 수백만 원어치 명품을 샀다는 증거가 공개됐다.

전 씨는 자신의 처지를 속여 피해자에게 신용카드를 빌렸고, 이 카드로 백화점 명품관에서 쇼핑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매 후 적립되는 포인트는 전 연인이었던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 몫이었다.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왼쪽)와 그의 한때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오른쪽). 전청조는 현재 사기 혐의를 받고 구속된 상태다. / 남현희 인스타그램,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원 제공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왼쪽)와 그의 한때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오른쪽). 전청조는 현재 사기 혐의를 받고 구속된 상태다. / 남현희 인스타그램,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원 제공

과거 전 씨에게 본인 명의 카드를 빌려줬던 지인 A 씨가 12일 국민일보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렸다.

A 씨는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해 3월 29일 전 씨와 처음 만남을 가졌고, 전 씨가 본인은 '말기 암 환자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고 속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투병 생활을 한다는 전 씨에게 동정심을 느끼고 가깝게 지냈다고 한다. 올해 초엔 병원비에 쓴다고 해 신용카드를 빌려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씨는 카드 명세가 나온 뒤, 자신이 선의에서 빌려준 신용카드가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전 씨가 병원 대신 백화점을 드나들었던 것이다.

전청조가 지난 2월 지인에게 병원비 명목으로 신용카드를 빌려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매한 내역. 피해를 본 지인이 카드사에 요청해 받은 영수증  /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원 제공
전청조가 지난 2월 지인에게 병원비 명목으로 신용카드를 빌려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명품을 구매한 내역. 피해를 본 지인이 카드사에 요청해 받은 영수증 /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원 제공

A 씨가 카드사에 요청해 받은 구매 영수증에 따르면 전 씨는 올해 2월 24일 오후 8시 30분쯤 한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512만 500원을 결제했다. 한 벌당 100만 원이 넘는 원피스 총 4벌에 대한 값이었다. 또 다른 매장에서 200만 원이 넘는 캐리어(여행 가방)를 산 내역도 확인됐다. 두 건 모두 12개월 할부로 결제했고, 구매 포인트는 '남*희' 이름으로 적립했다.

전청조가 지인에게 빌린 카드로 한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결제한 내역이 담긴 영수증 /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원 제공
전청조가 지인에게 빌린 카드로 한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결제한 내역이 담긴 영수증 /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원 제공

A 씨는 "전 씨와 그의 당시 연인이었던 남현희가 본인 카드로 명품 쇼핑을 즐겼다"고 했다. A 씨는 "전 씨가 함께 쇼핑한 사람이 남현희라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국민일보에 전했다.

또 "카드를 회수한 뒤, 전 씨가 '남현희와 스페인 여행을 갔다가 돌아와서 갚겠다'고 했으나 (아직) 다 갚지 않아 할부금을 대납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A 씨는 전 씨에게 사기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을 모아 전 씨를 고소하는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 연인이었던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알고 도운 것 아니냐는 등 일각에서 제기된 공범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남현희 / 남현희 인스타그램
전 연인이었던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알고 도운 것 아니냐는 등 일각에서 제기된 공범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남현희 / 남현희 인스타그램

한편 남현희는 사기 혐의가 불거진 전 씨와 헤어진 뒤 그간 전 씨에게 받은 고가의 선물을 지난 4일 모두 경찰에 제출했다. 명품 가방, 목걸이, 반지, 시계는 물론 외제 차량(벤틀리)을 포함한 총 40여 종을 제출, 모든 물품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의견서도 냈다. 이 물품을 모두 압수한 경찰은 남현희와 전 씨 사이에 선물이 오간 경위나 구매 자금 출처 등을 현재 조사 중이다.

남현희의 이런 행동은 일각에서 제기된 공범 의혹을 소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남현희 측은 "(자신은) 사기 공범이 아니며, 전 씨의 재벌 3세 행세에 속아 넘어간 피해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보여주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널 A 기사 보기)

그러나 만일 남현희가 실제로 전 씨와 함께 쇼핑하러 다니는 등 그의 소비 생활을 가까이서 들여다봤다면, 충분히 그의 거짓말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여러 번 목격됐을 거라고 일부는 추측하고 있다.

전 씨는 그의 총자산이 '51조'에 이른다고 주장, 엄청난 재벌이라 스스로를 소개했는데, 그런 자산가가 200만 원짜리 가방을 사면서 할부를 1년으로 끊는다는 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청조가 지인 카드로 백화점 명품관에서 쇼핑하고, 12개월 할부로 결제한 내역을 본 네티즌 반응 / 네이버 뉴스 댓글
전청조가 지인 카드로 백화점 명품관에서 쇼핑하고, 12개월 할부로 결제한 내역을 본 네티즌 반응 / 네이버 뉴스 댓글

이 내용을 접한 네티즌은 "51조 자산가가 12개월 할부를...", "쿠폰 할인도 놓치지 않고 챙겨 받으셨네", "I am 알뜰해요", "돈이 엄청 많다는 데 저 정도 할부 끊으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12개월 할부면 이자도 많이 내겠네", "6개월 밖에 못 사는 시한부면... 나머지 6개월 카드값은 누구보고 내라고...", "6개월 시한부 인생인데 카드 할부 12개월... 낭만 미쳤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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