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사가 36명 죽이고 전신 불타 사망률 98%였던 희대의 방화범 살린 이유

2023-12-0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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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일본 뒤집은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의 방화범
정상 표피 조직 배양해 다섯 번에 걸쳐 이식하는 작업한 의사

무고한 36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9년 '일본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의 방화범이 사형을 구형받았다.

범행 전 아오바 신지 / ntv
범행 전 아오바 신지 / ntv

지난 7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일본 검찰은 이날 교토지방재판소에서 열린 공판에서 살인·방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오바 신지(45)에게 사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일본 형사 재판 사상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왔다"라며 "피고는 강고한 살의를 바탕으로 계획적으로 사건을 일으켰고 휘발유를 이용한 방화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니메이션 제작회사가 작품을 도용했다는 망상이 범행 동기 형성에 영향을 줬다고 하지만 극형을 면할 요소는 되지 않는다"라며 "참으로 극악무도하고 사회적 영향도 크다"라고 강조했다.

아오바는 공모전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것에 앙심을 품고 지난 2019년 7월 18일 교토시 후시미구에 있는 교애니 제1스튜디오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이 사고로 직원 36명이 숨졌으며 3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 30년간 일본에서 벌어진 살인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것이다.

아오바가 사건 발생 4년이 지나서야 재판을 받은 이유는 범행 당시 자신도 전신 93%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후 오사카 긴키대학 병원의 화상 전문의 우에다 다카히로가 여러 차례 수술을 하고 4개월에 걸쳐 치료해 아오바를 살려냈다. 우에다는 전신에서 약 8cm밖에 남지 않았던 정상 표피 조직을 배양해 다섯 번에 걸쳐 이를 이식하는 작업을 했다.

전신 화상으로부터 회복한 아오바 신지 / MBSニュース
전신 화상으로부터 회복한 아오바 신지 / MBSニュース

결국 의식을 회복한 아오바는 사건 10개월 만인 2020년 5월 경찰에 체포됐고 지난 9월 1심 재판을 받았다.

아오바가 재판받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우에다는 이때 NHK와 인터뷰를 통해 아오바를 살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예측 사망률이 97.45%로 도저히 살아날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라며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죽음으로 도망치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치료로 생명의 무게를 깨닫고 그처럼 소중한 생명을 자신이 앗아갔음을 비로소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오바는 지난 6일 피고인 신문에서 유족에게 "죄송하다"라며 4년여 만에 처음으로 사과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5일에 열린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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