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막노동) 첫 체험기 풉니다... 2일차에 일당 18만원 받았습니다”

2023-12-1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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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안 힘들었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게 고역”
“일하기 싫어도 점심 먹으면 하루 일 끝난다“

글쓴이가 노가다 뛴 작업 현장. / 디시인사이드
글쓴이가 노가다 뛴 작업 현장. / 디시인사이드

29살에 처음으로 건설 현장 막노동(노가다)을 뛰어본 남성이 자신의 경험담을 일기 형식으로 공개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노가다 후기가 올라왔다.

지난달 인력소를 통해 아침 일찍 아파트 현장에 첫 출근했다는 A씨는 "'노가다가 처음이라 잘 못 해도 이해 부탁한다'고 소장에게 말하니 배수로 청소를 시키더라"며 사연을 꺼냈다.

그는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데 어떤 아재가 오더니 '대충 쉬엄쉬엄해라. 커피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하라'고 하더라"며 첫날은 오후 4시에 퇴근했다고 소개했다.

2일 차부터는 보도블록을 깔았는데 무척 힘들었다고. 그래도 못 버틸 정도는 아니고 담배 물고 열심히 깔았다고 했다.

원래 일당이 15만원이었는데 A씨가 야무지게 일을 처리하는 걸 보고 소장이 18만원으로 올려줬다.

A씨는 14일 차까지 보도블록 일을 마무리하고 이후 다른 현장에 투입됐다.

학교 신축 공사 현장이었는데 '개꿀'이었다고 했다. 전기반장 따라다니면서 그냥 잡일만 했다는 것. 말이 좀 많은 A씨가 반장이랑 얘기하면서 일하니 시간이 금방 갔다.

첫날부터 도면, 숫자 등 이것저것 붙임성 있게 물어보는 A씨에게 반장이 "전기 배울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고마웠지만 단가가 별로라는 말을 들어 정중히 사양했다.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인부들의 모습. / 뉴스1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인부들의 모습. / 뉴스1

26일간 비 오는 등으로 쉰 날이 총 3일인데 몸은 그리 힘들지 않았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더라고 A씨는 돌이켰다.

노가다가 처음이라 걱정 많이 했다는 그는 "사람들이 욕하면 어떡하느냐는 생각이 들고 다칠까 봐 무섭기도 했다. 실제 전기 공사할 때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는데 처음엔 다리가 후들거렸다"면서도 계속하니까 익숙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29살에 처음 해보는 일이라 서툴렀지만 괜찮은 사람들과 어렵지 않은 일을 해서 다행이었다"며 "인사 잘하고 열심히 하면 다들 좋게 봐준다"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하기 싫어도 점심만 먹으면 하루 일이 끝난다"며 노가다를 염두에 둔 청년들에게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으니 처음이라고 겁먹지 말고 도전하라"고 응원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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