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0만원 버는 대리기사 “여자가 부르면 휴대폰 녹음 기능부터 켭니다'”

2024-02-0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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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이 가장 좋았던 손님 차는 '마이바흐'”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Nopphon_1987·Prostock-studio-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Nopphon_1987·Prostock-studio-Shutterstock.com

월 1000만원, 연봉으로는 억대를 버는 고수입 대리운전기사의 '극한직업' 뒷이야기가 화제다. 한 달에 팁으로만 20만원을 벌고 승차감이 가장 좋았던 손님 차는 '마이바흐'라고 했다. 여자 손님일 때는 성범죄범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 휴대폰 녹음 기능을 켠다는 고충도 전했다.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그는 조만간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오픈한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대리기사 월 1000만원 찍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법인 소속 전업 대리운전기사인 글쓴이 A씨가 지난달 대리운전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1015만원. 대리운전 앱별로 △ 로지소프트 710만원 △ 카카오대리 160만원 △ 콜마너 57만원 △ 티맵대리 21만원이다. 그 외 팁이 21만원이다.

A씨가 공개한 한 대리운전 앱. / 에펨코리아
A씨가 공개한 한 대리운전 앱. / 에펨코리아

그가 띄운 한 대리운전 앱 화면에는 운행 건수와 수입, 운행 상세정보 등이 빼곡히 기재돼 있다.

총수입에서 업체에 수수료 20% 떼주고 교통비 40만원을 제하면 손에 750만원 정도 쥔다.

그는 "별 볼 일 없는 직업이지만 업계 톱 수준을 찍고 나니 뿌듯하다"고 썼다.

A씨는 월 실수령액 750만원을 벌기 위해 매일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7시까지 13시간 동안 평균 콜 8~10건씩을 뛰었다. 올 1월에 쉰 날이 단 하루도 없다.

대리운전하기 전 백수 때 날밤 새워 아침까지 게임하던 생활 습관이 있어 밤낮이 바뀌어 힘든 건 없다고 했다. 다만 근무하기 전 오후에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는 날은 죽을 것 같이 피곤하다.

야간에 졸음운전을 했을 법도 하지만 운 좋게도 여태 사고가 난 적은 없었다.

법인 소속이라 정장을 입고 근무한다는 그는 몰았던 손님 차 중 승차감이 가장 좋았던 건 마이바흐로 꼽았다. 포르쉐, 마이바흐, 페라리 같은 거 걸리면 손에 땀 나고 속도도 시속 60km 이상 안 낸다고 털어놨다.

피크타임은 오후 9시~자정. 연예인 손님은 못 만나봤고 BJ(온라인 방송인)는 한번 봤다고 소개했다.

욕이나 폭행하는 진상 손님은 한 달에 한 번 만나기도 힘들다. 대신 깨워도 안 일어나서 피크시간 1시간을 버리게 하는 손님이 얄밉다.

비 오는 데 와이퍼 틀지 말라는 황당 손님도 있었다. 자면서 가는데 와이퍼 소리 끼익 끼익 시끄럽다고.

다음 콜 어떻게 잡을까 생각하느라 업무 중에는 손님과 대화를 안 나눠도 별로 외롭진 않다고 했다.

3월에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오픈한다는 A씨는 손님이 여자일 때는 성범죄범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 휴대폰 녹음 기능을 켠다는 고충도 전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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