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위해 최선 다했다” 국대 출신, 13년 만에 전격 은퇴 (전문)
2024-03-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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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장문의 심경 글
"이제는 그라운드 밖에서 응원하겠습니다"
축구선수 이종호(32)가 13년 만에 축구화를 벗었다.
지난 12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갑작스럽게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행복한 축구선수의 삶을 보냈다. 팬들에게 기억될 만한 광양루니, 이종호랑이 등 여러 별명으로 사랑을 받았고, 그 또한 선수 시절 제 자부심이었다"면서 "은퇴를 한다고 생각하니 축구선수 시작부터 현재까지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적었다.
이어 “스스로 생각해 보면 항상 부지런했고 팀 정신이 강했던 선수다. 팀으로 승리하는 걸 좋아했다. 골을 넣는 것도 기분이 좋았지만 팀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해서 승리라는 결과를 가져왔을 때 제일 뿌듯하고 행복했다”며 “팀을 위해서라면 항상 최선을 다했고, 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팀 내 저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선을 다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수고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축구를 통해 인생을 경험하며 많이 성장했다.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며 "전북 현대 ACL 우승, 울산 현대 FA컵 우승, 전남 드래곤즈 2부 최초 FA컵 우승이라는 결과를 함께해서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하다. 마지막 팀인 성남FC 팬들과 구성원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더 앞선다. 꼭 승격이라는 결과를 드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떠나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 이제는 그라운드 밖에서 응원을 하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종호는 지난해 K리그2(2부) 성남FC와 계약이 끝나 성남을 비롯한 복수의 구단과 계약 논의를 해왔으나 결국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고심 끝에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

한편, 2011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로 데뷔한 이종호는 2019년 일본 V-바렌 나가사키 임대 시절을 제외하면 13년 동안 줄곧 K리그에서 뛰었다.
팬들에게 가장 강렬하게 인상을 남긴 건 프로 데뷔 구단이며 7시즌을 뛴 전남 드래곤즈에서였다. 저돌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그를 두고 팬들은 광양루니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종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 멤버이기도 하다. A대표팀에서는 2경기 1골의 기록을 남겼다.
다음은 이종호가 SNS를 통해 전한 은퇴사 전문.
안녕하세요. 축구선수 이종호입니다. 저는 행복하고 즐거움이 가득했던 축구선수 생활을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은퇴를 하려 합니다. 과거 언젠가 하게 될 은퇴 시기에 대해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치와 내가 필요한 곳에서 매긴 가치의 간극이 크다면 그때는 내려놓아야겠다고 다짐했고 그것은 여러 가지를 말해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행복한 축구선수의 삶을 보냈습니다. 팬들에게 기억될 만한 광양루니, 이종호랑이 등 여러 별명으로 사랑을 받았고 그 또한 선수 시절 제 자부심이었습니다. 은퇴를 한다고 생각하니 축구선수 시작부터 현재까지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제 축구 인생을 돌이켜보면 팀에서의 기억들만 생각이 많이 나네요. 개인적으로는 저에게 만족 못하고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생각하기 싫은 건지 모르겠지만요. 축구를 통해 인생의 경험하며 많이 성장했네요...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제 축구 철학은 '축구는 정석은 있어도 정답은 없다'입니다. 정답이 없는 만큼 본질에 집중해 자세와 기본을 갖춰야 창의성이 있는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신을 생각해 보면 항상 부지런했고 팀 정신이 강했던 선수입니다. 팀으로 승리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골을 넣는 것도 기분이 좋았지만 팀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해서 승리라는 결과를 가져왔을 때 제일 뿌듯하고 희열을 느끼며 행복했습니다. 팀으로 승리해서 팬들 앞에 섰을 때 제일 자랑스러웠고 힘이 드는지 모르고 신이 났습니다. 다음날 바로 경기를 하고 싶을 만큼 중독이 컸습니다. 전 축구가 팀 스포츠여서 너무 멋지다고 생각하고 사랑합니다. 함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너무 멋있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을 위해서라면 항상 최선을 다했고, 팀의 좋은 성적을 위해 팀 내 저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선을 다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수고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전북 현대 ACL 우승, 울산 현대 FA컵 우승, 전남 드래곤즈 2부 최초 FA컵 우승이라는 결과를 함께해서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마지막 팀인 성남FC 팬들과 구성원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더 앞섭니다. 꼭 승격이라는 결과를 드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떠나서 죄송한 마음이 크네요. 이제는 그라운드 밖에서 승격을 위해 응원을 하겠습니다.
축구를 하면서 저와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과 도움 주신 많은 분들 한 분 한 분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저를 지도해 주신 감독님 코칭스텝과 구단 프런트 지원스텝,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어준 동료들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선수로서 축구는 끝을 맺었지만 제2의 인생을 축구로 인해 더 미쳐보려 합니다. 한국 축구 k리그 파이팅! 아내, 딸 가족 모두 고맙고 수고했습니다. 축구선수 이종호에 대한 좋은 글과 사진 남겨주신 기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