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에게 맞아 숨진 여대생 실명·사진 공개… 전 남친은 풀려난 상태

2024-04-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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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이대론 억울해 장례 못 보낸다” 장례 일정 중단

전 남친에게 폭행당해 숨진 간호학과 여대생 이효정씨. 유족이 JTBC에 건넨 사진이다. / JTBC 뉴스 캡처
전 남친에게 폭행당해 숨진 간호학과 여대생 이효정씨. 유족이 JTBC에 건넨 사진이다. / JTBC 뉴스 캡처
전 남친에게 폭행당해 숨진 간호학과 여대생의 유족이 피해자의 실명과 실제 모습을 공개하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16일 전 여친 이효정(19) 씨를 폭행한 혐의로 김 모(19)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1일 오전 8시쯤 이씨 주거지인 경남 거제시의 한 원룸에 무단으로 들어가 이씨의 머리·얼굴 등을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이 씨가 자신을 만나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씨 자취방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무단으로 들어가 폭행했다.

이 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으로 전치 6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0일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숨졌다. 외상성 경막하 출혈이란 외부 충격으로 인해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 안쪽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와 뇌의 바깥쪽 경막 사이에 피가 고이는 질환을 뜻한다.

전 남친에게 폭행당해 숨진 간호학과 여대생 이효정씨. 유족이 JTBC에 건넨 사진이다. / JTBC 뉴스 캡처
전 남친에게 폭행당해 숨진 간호학과 여대생 이효정씨. 유족이 JTBC에 건넨 사진이다. / JTBC 뉴스 캡처

이 씨 가족으로부터 이 씨가 숨졌다는 소식을 들은 경찰은 지난 11일 김 씨를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검찰의 경찰으로 인해 김 씨를 풀어줘야 했다. 검찰이 '1차 부검 결과 폭행과 사망 사이 직접 연관성이 없고, 폭행 사건 발생 후 상당한 기간이 소요돼 피의자가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긴급체포를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

JTBC는 이날 유족에게서 받은 이 씨 사진을 공개하며 사건 당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자세히 전했다.

사건 당일 이 씨는 어머니에게 “엄마, 빨리 앞으로 와줘”라고 전화했다. 어머니가 “무슨 일 있어?”라고 묻자 이 씨는 “OO(가해자 이름)이가 나 엄청 때렸다”고 말했다. 김 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 씨 배 위에 올라타 이 씨를 마구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일방적으로 우리 집 비번 뚫고 들어와 나 자는 것 보고 때렸다”라고 말했다.

폭행당한 이효정씨의 모습. 얼굴이 크게 부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 JTBC 뉴스 캡처
폭행당한 이효정씨의 모습. 얼굴이 크게 부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 JTBC 뉴스 캡처

김 씨는 사건을 벌인 날 이 씨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효정이 얼굴 왼쪽이 많이 부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유족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폭행당한 이 씨의 모습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눈 아래가 시퍼렇게 멍이 들고 목이 졸린 흔적도 선명하다. 다리에도 상처가 나 있다.

이 씨는 입원 치료 중 “앞이 거의 안 보인다. 사물 구별도 못 하고 사람도 잘 안 보인다”라고 말하며 이상증세를 호소했다. 가족이 부산과 창원시의 대학병원으로 옮기려고 시도했지만 모두 못 받겠다고 하는 사이 네 시간이 흘렀고 이 씨는 결국 사망했다.

이 씨 부모는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기가 어려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장례 절차를 중단했다. 이 씨 어머니는 JTBC 인터뷰에서 "입관식 때 봤는데 한쪽 눈이 다 안 감겼다. 내가 아무리 감겨주려고 해도 안 되더라"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경찰은 '폭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려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을 받아 시신에 대한 정밀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결과가 나오려면 최대 3개월이 걸릴 것으로 경찰은 예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와 김 씨는 2022년부터 최근까지 3년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으며,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헤어진 상태였다. 두 사람은 사건 전부터 자주 심하게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17일자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경찰에 신고한 데이트폭력 신고 접수 건수만 일방폭행과 쌍방폭행을 포함해 총 11건에 이른다.

숨진 이효정씨와 가해자 김모씨. / JTBC 뉴스 캡처.
숨진 이효정씨와 가해자 김모씨. / JTBC 뉴스 캡처.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