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농업인, 남성보다 1일 노동시간 더 길다”

2024-04-17 17:32

add remove print link

농식품부, 여성농업인실태조사 결과 발표

여성 농업인의 노동 시간이 남성 농업인보다 더 긴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의 한 밭에서 농민들이 월동무를 수확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의 한 밭에서 농민들이 월동무를 수확하고 있다. /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3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농업인이 농번기에는 48분, 농한기에는 1시간 18분을 남성농업인보다 더 길게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여성농어업인 육성법' 제8조에 따라 성인지적 농업·농촌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생산을 위해 실시됐다. 전국의 여성농업인 중 2000 명을 조사 모집단으로 진행됐다.

농업·농촌에서 여성이어서 겪는 어려움은 '농사일에 체력 부족'(36.4%), '가사와 농사일 병행 어려움'(32.2%), '농기계 사용 어려움'(12.1%) 순으로 '노동 부담'이 핵심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이 농업 생산에서 주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여성농업인 가운데선 23%만 경영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농업인은 모두 경영주였다.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여성농업인의 66.9%는 농축협에 가입하고 있었다. 이는 남성농업인 87.8%의 가입 비율과 비교해 20.7%포인트(p) 낮은 수치이다

또 여성농업인 73.5%가 농촌이 성평등하다고 응답했으나,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낮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63.6%로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여성농업인의 농업 종사 기간은 평균 29.4년이고 절반 정도(49.1%)가 자녀에게 농업을 물려주길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여성농업인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60대 40.9%, 70대 이상 38.0%로 고령층이 전체의 78.9%를 차지했다. 50대 14.8%, 40대 이하는 6.3%였다.

이들 대부분(87.2%)은 계속 농업에 종사한 내국인 여성으로, 여성 귀농인(12.2%)이나 다문화 여성농업인( 0.6%)보다 다수를 차지했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여성농업인 10명 중 9명은 배우자가 있고(85.5%), 1명은 1인 가구(11.6%)였다.

농촌의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도 강한 편이다. 이순미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여성농 스스로 성차별적 태도·문화를 인식하지 못해 농촌의 성평등 진전이 더디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신이 사는 지역사회에서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낮다는 응답이 63.6%로 나타난 것 역시 직업인으로서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농민으로서 일하면서 소득이 적거나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 등을 문제로 본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2025년까지 수립 예정인 ‘제6차 여성농업인 정책 기본계획(2026∼2030)’의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home 이범희 기자 stor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