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없다, 목표는 이혼” 아빠뻘 한국인 남편 둔 베트남 아내 솔직 고백

2024-04-1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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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를 노리고 국제결혼... 목표는 이혼

많은 사람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꾼다. 결혼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단란한 가족, 행복한 일상을 그리며 배우자와의 결합을 선택한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베트남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최근 한국 남편을 둔 베트남 여성 두 명을 인터뷰하며 국제결혼의 부작용과 어둠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20대 베트남 여성 A 씨는 결혼 중계 서비스를 통해 한국 남성 20명의 신상 정보와 배경을 확인하고 가장 적합해보이는 상대를 선택했다.

이후 A 씨는 6개월 가량 결혼 이민 서류 작업과 한국어 학습 등의 절차를 밟은 뒤 한국에 들어와 남편과 결혼했다. 당시 남편의 나이는 47세였다.

A 씨는 처음엔 남편과 진정한 결합을 바랐다고 밝혔다. 남편이 나이 때문에 가임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A 씨는 "병원에서 남편의 나이 때문에 임신이 쉽지 않을 거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남편은 부당하게 내 책임으로 돌렸다"고 주장했다.

원하던 모습의 가정이 무너진 것 외에도 A 씨의 시집살이는 순탄치 못했다. 언어 장벽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워 실외 활동은 슈퍼마켓 장보기뿐이었다.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에도 흐르는 건 침묵 뿐이었다. 어쩌다 대화할 때에도 구글 번역기를 통해서였다.

매일 밤 향수병으로 눈물을 흘리던 A 씨의 목표는 이제 이혼 뿐이다. A 씨는 한국 국적을 얻어 합법적으로 직업을 갖고 살 수 있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또다른 27세의 베트남 여성 B 씨는 처음부터 한국 국적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결혼했다. B 씨가 41세의 한국 남성과 결혼하기 위해 들인 돈은 2000만 동(약 108만 원)이다. B 씨의 남편과 장모(B 씨의 어머니)의 나이 차이는 고작 4세였다.

B 씨는 인터뷰에서 "나는 결혼을 2~3년 안에 (한국) 국적을 얻는 수단으로 본다. 계속 같이 살 생각은 없다"라며 "남편에 대한 애정이 없어 매일 짜증과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밝혔다.

2022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여성과 베트남 남성의 국제결혼 586건 중 556건이 재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82명은 귀화 한국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신원 확인이 어려운 2명을 제외하면 모두 귀화 전 국적이 베트남이었다.

해당 관계자는 매체에 "원래 베트남 국적을 가진 여성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고 귀화한 뒤 이혼하고 베트남 남성과 재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인 여성과 베트남 남성의 국제결혼 건수는 전체 사례 중 3위에 달한다.

베트남의 한 결혼중개업체 관계자도 “한국 귀화를 노리고 국제결혼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져 베트남 여성들한테 결혼 생활을 최소 1년간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 비자로 한국 국적을 얻기 위해 필요한 체류 기간은 2년이다.

한 국제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불법 결혼 중개 업체들이 이런 문제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